주민들 “인구 증가 따른 학교 재이용 가능성 높아”

[당진]폐교를 팔아서 신청사를 지으려는 당진교육지원청의 계획에 반대의사를 나타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당진교육지원청 청사 신축을 위한 폐교 4개교 매각계획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해당학교 설립 당시 부지를 희사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도 술렁이고 있다. 산업화·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돼 인구가 증가추세인 당진지역의 경우 폐교를 매각하기 보다는 주민편의시설 등으로 활용하다가 향후 학교시설로 재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도 높다.

◇폐교현황과 처리=2000년 이후 문을 닫은 학교는 7개교다. 학생수 급격히 감소가 이유다. 흥덕초·가동초·면천초 죽동분교장·용연초·상록초 내도분교·내경초·미호중학교(학교법인 함령학원 소유) 등이다. 폐교를 활용하는 방법에는 매각·임대·용도변경 등이 있다. 이중 다른 교육시설로 용도변경한 사례는 외국어교육센터로 사용되는 면천초 죽동분교장, 유치원으로 활용되는 용연초 뿐이다. 나머지는 매각했거나 매각예정 대상이다. 당진교육지원청은 지난 10일 내경초(1만 4174㎡)와 흥덕초(1만 4922㎡) 매각계획을 공고했다. 다음달 9일까지 지역주민과 이해관계인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2월 중에 수의계약으로 우강농협과 당진군에 각각 매각할 예정이다.

◇폐교매각이유=모자라는 당진교육지원청 신축비를 보태기 위해서다. 당진교육지원청은 당진 대덕·수청지구 도시개발구역 내에 9591㎡의 신청사 부지를 마련해 오는 2012년말까지 지하1층, 지상 3층 연면적 4706㎡의 신청사를 완공하고 구청사는 도서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신축비 168억원 가운데 부지매입비는 94억3000만원이다. 정부 특별교부금 50억원, 가동초 매각대금 27억원과 2월 중 매각예정인 흥덕초·내경초 매각대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건축·설계·부대·감리 등 시설사업비 73억 7000만원은 상록초 내도분교 매각대금 80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주민반응=지역 주민들이나 사회단체 등은 폐교를 주민편의시설이나 노인복지시설, 생태체험장 등으로 활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폐교대상 학교설립시 부지를 희사했던 주민들의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해당학교 설립당시 부지를 희사한 지역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활용해야 하며 따라서 매각 일변도 정책은 주민의사에 반하는 공정하지 않은 처사”라고 주장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매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진군은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 학교신설이 불가피해질 때가 온다”고 전제하고 “청사신축을 위해 농촌지역 4개의 폐교를 매각한다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꼴밖에 안된다”고 비난했다.

당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흥덕초등학교는 당진군이 매입해 주민편익시설로 활용하고 내경초등학교는 우강농협이 주민소득증대사업에 활용하는 것으로 돼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매각이라고 할 수 있다”며 “2012년 8월까지 당진군으로부터 임대한 당진도서관은 노후됐지만 교육청이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청사로 이전 후 당진도서관을 구청사로 이전하는 것은 결국 당진지역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융진 기자 yudang@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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