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은 (배재대 러시아학과 3년)

이번 방학을 이용해 러시아 모스크바에 가게 되었다. 이제까지 보고 배운 것들을 내가 직접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에 가기 전부터 기분이 들떴다. 모스크바에 막상 도착하니 한국과는 다른 공기에 긴장이 됐다. 앞으로 잘 할 수 있을지, 전공을 하면서 그래도 자주 러시아문화에 대해 접했지만,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걱정되었다. 생활 속에서 우리와 많이 다른 모습에 혼란스러웠다. 버스도 많아서 뭘 타야 할지 잘 몰라서 엉뚱한 곳에 내리기도 하고 지하철은 너무 추운데다 시끄럽고 역도 넓어서 환승하는 걸 익히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정수기도 없고 물도 다 사먹어야 하고 화장실 갈 때마다 돈을 내야 하고 가스도 성냥으로 켜야 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나에겐 많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한 달 동안 정말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우리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고끼리 문학대학’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러시아어로 대화를 하고 수업을 했다. 학교의 원어민 교수님 수업보다 2~3배 빠르고 어려워서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말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지만 수업을 계속 들으면서 텍스트나 수업내용들을 조금은 이해했고 따라갔다. 버벅거리면서도 하루에 러시아어로 한마디 한마디 하는 게 새롭고 어려웠지만 재밌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점에서 주문을 할 때 처음엔 당황해서 허둥거렸지만 계속 가서 경험하니까 조금은 나아진 느낌이었다. 확실히 언어는 몰라도 계속 듣고 말하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전에 수업이 끝나면 여기저기 관광을 많이 다닌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처음에 간 곳은 가고 싶었던 ‘붉은 광장’, 한마디로 예뻤다.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고 러시아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붉은 광장에 내가 직접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구세주그리스도 성당’은 제일 반한 곳이다. 공사 중이긴 했지만 그 아름다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르바트 거리’ 또한 마음에 들었다. 수업시간에 많이 들어서 그런지 반가운 느낌까지 들었던 곳이다. 러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맥도날드 이외의 음식점을 가 본 곳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캐리커처를 그리게 된 곳이기도 하고 멋진 그림들의 진열과 기념품가게, 그리고 길거리 음악가들의 멋진 노래들을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이밖에도 물놀이 했던 베베찌, 높은 타워가 있는 우주박물관 등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미술관과 박물관 또한 많이 다녔다. 다니면서 많이 배우고 느꼈다. 민속춤 공연이나 발레, 서커스 등 표를 끊고 관람도 하고 영화도 봤다.

한 달 동안 정말 즐겁게 보내고 있다. 아무리 사진, 동영상 보고 이야기로 듣고 말하는 것보다 한 번 갔다 오는 게 확실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러시아 친구를 사귀고 싶었는데 아직은 실행을 못하고 있다. 앞으로 러시아를 공부하고 싶은 나에겐 이번 공부가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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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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