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대전·충남교구장 김 혜봉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밝아온 새해에 모든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도한다. 우리는 어느 정도의 희망과 원이 이루어져야 행복하고 기쁠까? 이 세상에 완성된 행복은 어떻게 생겼으며 어디에 있는가? 만들어진 행복과 기쁨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반대로 불행은 어디에 있으며 어느 정도의 크기로 다가올 때 불행이라고 하는가? 또한 그 불행은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가는 것인가? 행복과 불행이 거주하는 곳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그 행복과 불행은 어떻게 하면 가지게 되고 어떻게 하면 피하게 되는가? 이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행복이 있는 곳을 향하여 달려갈 것이며, 행복을 가지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불행이 있는 곳을 알면 그곳을 피하여 갖지 않으려는 노력을 누구나 할 것이다.

우리는 갖고 싶은 행복을 가지는 자 드물고, 피하고 싶은 어떤 불행을 하나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에게 다가오는 행복과 불행은 어쩌면 나와 직접 관계가 적은 부분에서 접하게 된다.

작년 11월 29일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의 확산에 따라 6대 시도 50여 시군에 매몰 가축이 134만 마리를 넘었다. 작은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하여 전염되어 병든 가축을 매몰시키는 상황을 보면서 저렇게 많은 가축을 매몰시켜야 하는 상황에 축산업을 경영하는 주인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불행으로 다가왔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슬픔과 고통과 두려움은 전 국민에게 크게 다가왔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지난 1월 6일 현재 재해 피해액 1조 3000억 원(보상금, 백신접종, 방역비 등)으로 추정된다 하니 경제적 손실에 따른 피해액의 액수가 너무 크다. 전남 나주 등에서 발생된 고병원성 AI도 경기 6개 시군에 10건이 발생, 닭·오리 등 80만여 마리를 매몰하였다.

삼성은 지난해에 153조 원 매출에 17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여 년 전만 하여도 우리는 가전제품 등 공산품의 많은 부분에서 미국, 일본, 독일제품 등을 선호하였다. 제품의 질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 미국에 근무한 일이 있다. 원불교 교당에서 필요한 Fax와 디지털카메라를 사기 위해 Fly라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제품이 모두 있는 큰 전자제품 가게를 갔었다. 미국인 점원에게 좋은 제품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삼성제품을 추천해 준다. 매출 153조, 이익금 17조 원은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 물건을 팔아서 만들어진 결과일까?

호주는 50년 만의 큰 홍수로 피해액이 69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피해액은 우리 모두에 큰 불행으로 가슴을 저리게 한다.

스포츠에서도 우리는 기적 같은 일이 많았다. 한국의 김연아, 박태환, 이상화, 이승훈, 모태범 등 동계올림픽 금메달, 최경주, 박세리, 신지애 등 한국의 골프 선수들 모두 어려운 여건에서 이루어낸 행복의 극치인 국가적 행복이다,

이 우리에게 오는 기적 같은 행복, 기적 같은 행운을 원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을 위한 기적, 여러 사람을 위한 기적은 어떤 것이며 얼마나 이루어야 만족할까? 수억 원, 수조 원으로 계산되는 행복과 불행의 크기가 위력과 기적인가?

위력과 기적은 어디에 있는가?

보조국사는 수심결에 “神通竝妙用이 運水及搬柴(신통병묘용이 운수급반시)”라 하였다. “신통과 묘용은 물과 나무를 운반하는 것과 같다” 하였다. 물을 긷고 땔나무를 운반하는 것이 대단한 재색명리가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요, 모든 사람이 하는 것인바 그것이 신기한 일이요, 현묘한 행위라는 뜻이다.

개인이 기른 소, 돼지, 닭, 오리 등을 잘 길러서 생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 행복이요,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못하게 됨이 불행이다.

큰 것에 대한 욕심을 놓고 평범한 삶에서 행복을 찾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위력이요, 기적의 일임을 아는 것이 평범의 비범이요, 진리의 나타남이라.

원불교 대종사님은 “무슨 일에나 안(眼)·이(耳)·비(卑)·설(舌)·신(身)·의(意) 육근(六根)을 작용함을 작업이라 하고 정의(正義)를 취하면 행복으로, 불의(不義)를 취하면 불행의 길을 가게 된다고 하였다.

행복과 불행의 위력, 그리고 기적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신묘년에 우리를 신묘한 해로 결산되도록 하는 주인은 각자의 노력과 정진이다.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우리의 삶으로 조각할 수 있는 각자의 설계와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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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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