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경 복무 중 병을 얻어 아들이 숨졌다는 애달픈 한 어머니의 글이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꿈도 펼치지 못하고 숨져간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글은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네티즌들은 더 이상 군대 간 우리의 아들들이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엄정한 처단을 촉구했다.

지난해 6월 급성백혈병으로 숨진 박모 의경은 군대 입대 전까지 신체 건강한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학업성적도 우수했던 박 의경은 입대하고 9개월 만에 병을 얻었다. 하지만 문제는 병을 얻은 계기다. 박 의경의 어머니는 부대 내에서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해 스트레스로 인해 병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 의경을 공상·순직 처리했고 현충원에 안장했지만 보훈처에서는 박 의경을 국가 유공자 비해당자로 처리했다. 박 의경의 어머니는 아들의 마지막 명예를 지켜주고 싶어 아들에게 직접 들은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한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박 의경의 어머니는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사람이다. 아들의 짓밟힌 인권을 회복시켜 주고 싶다”며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박 의경이 소속된 충남지방경찰청은 유가족이 주장하는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해 전역자들과 후임병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군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충북 청주에서 선임병으로부터 모멸감을 느낀 의경이 자살기도를 했고 이로 인해 관할 경찰서장이 직위해제를 당하기도 했다.

잊을 만하면 계속되는 구타 가혹행위는 부내 내에서 은밀히 이뤄지고 있다. 새벽시간은 물론 잠을 자다가 불려나가기도 하고 부대 차량안에서도 선임병들의 구타는 계속된다. 하지만 이를 관리 감독하는 경찰은 의경에 비해 적다.

대전지역의 경우 의경들이 근무하는 방범순찰대 3곳과 1곳의 경비대가 있다. 한 부대당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자는 한 부대 당 10여명의 경찰관이 전부다.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군대. 후임병을 가르치는 데 꼭 구타와 가혹행위가 뒤따라야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20대 젊은 시절 의무 복무를 위해 피 끊는 젊음을 불사르지만 그런 그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군대에 간 젊은이들이 더 이상 헛된 죽음으로 희생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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