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회+막걸리+인심’ 명품삼합 유혹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겨울 별미인 삭힌 홍어의 톡톡 쏘는 맛이 문득 그리워지는 시기이다. 홍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도의 대표 음식으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특유의 맛에 반한 미식가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전국적인 국민 음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홍어 전문점 ‘홍탁 명가(明家)‘는 저렴한 가격과 제대로 삭힌 홍어의 맛이 입소문을 타고 매일 마니아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주인 장상채․이정자 사장이 오랜 노하우로 맛깔나게 조리하기 때문에 횟집에서 조금씩 나오는 홍어회와는 질적으로 다른 가격대비 만족도 최고인 ’명품 요리‘를 푸짐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홍어삼합, 홍어찜, 홍어탕, 매생이. 홍어삼합을 시키면 간, 코, 생식기 등 홍어 각 부위별 회와 홍어전, 홍어애(내장)가 서비스로 같이 나와 커다란 상위를 가득히 수놓는다.

저지방 고단백 알칼리성인 홍어와 비타민B를 듬뿍 함유한 돼지고기 삼겹살 수육, 섬유질이 풍부한 김치를 한입에 맛볼 수 있는 홍어삼합은 새콤하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어우러져 일품이다. 홍어회는 살이 부드럽게 풀어지면서 힘줄은 쫄깃쫄깃해 씹을수록 제 맛을 우러내는데, 혀와 입안이 아려오면서 톡톡 쏘는 맛과 향이 혓바닥에서 코를 타고 올라가 금세 눈물이 글썽글썽해진다. 여기에 시원한 예산 덕산 막걸리 한 잔 결들이니 홍어회 특유의 싸한 맛에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홍어 부위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코를 소금장에 찍어 한입 넣으니 상큼한 향과 함께 정수리가 시큰하고 코끌이 찡하면서 혀와 입안이 얼얼하다. 날개나 꼬리는 오돌오돌 씹는 맛이 그만이다.

홍어탕은 홍어 특유의 쏘는 맛이 강하면서도 구수하고 진한 국물 맛 때문에 해장용으로 안성만춤이다. 입천장이 홀랑 벗겨져 가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숟가락이 이끌려 나간다. 노란 계란옷을 입힌 홍어전은 특유의 향과 함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데, 폐 속까지 상큼한 향이 파고 들어 감칠맛을 더한다. 탕과 전은 뜨거운 기운이 가시면 그 독특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식기 전에 빨리 먹거나 다시 데워먹어야 진미를 느낄 수 있다.

매생이는 부드러움과 향에서 최고로 쳐주는 전남 완도에서 들여오는데 참기름에 볶아 육수를 넣어 끓여낸다, 특유의 달콤한 맛에 은은한 바다향이 우러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속을 편안하게 해 겨울 별미로 손색이 없다. 매생이가 젓가락으로 집어먹을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게 들어가 제 맛이 난다. 매생이는 피를 맑게 해 숙취해소에도 좋다니 체크해 두시길. 하나 더. 반찬으로 함께 나오는 갈치속젓에 밥을 쓱쓱 비벼 먹으니 이만한 밥도둑이 따로 없다.

△홍어삼합(국내산) 大 10만원․中 7만원 △홍어삼합(칠레산) 大 7만원․中 5만원․小 3만5000원 △홍어찜 3만5000원 △홍어탕 8000원 △매생이 6000원. ☎042(824)6966. 70석. 공영주차장

글 사진 이호영 기자 misanlee@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어머니의 마음과 고향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홍어회 요리를 부담 없는 가격으로 대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전에서만 35년간 영업을 해온 장상채․이정자 사장은 손님들에게 항상 맛으로 보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어회 요리는 당진 출신인 이정자씨가 남도 요리의 본고장인 전남 영암으로 시집오면서 시어머니께 전수받았다고.

“홍어를 자연 상태로 들여와 집에서 직접 20일 정도 숙성시킨 명품 식재료만을 사용해 정성껏 요리한다”는 이 씨는 “신선한 맛․향과 친절한 서비스를 앞세워 홍어를 앞으로 더욱 대중화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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