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풍 대전 대덕구부구청장

우리 선조들은 예부터 화쟁(和爭)사상과 같은 태생적 철학을 통해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해 왔다.

이를 통해 자연의 순환성과 생태사회에 대한 철학을 논의해 왔으며 자연의 순환구조에 적용시킴으로써 생태적 삶을 유지하려 했다. 화쟁사상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이되 둘이며, 둘이되 하나라는 불일불이(不一不二)의 철학이다.

외부 자연의 순환구조와 태어난 자리에서 죽고 다시 태어나는 인간의 생태적 본질을 아우른다면,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욕망으로 탄생한 산업사회의 폐해를 다시 생동하는 생태로 되돌릴 수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생태뿐만 아니라 에너지, 교통, 물순환, 자원재활용, 녹색산업, 시민운동, 생태축 등 7개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며 환경, 경제, 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한국적 녹색성장 도시모델을 구상해 왔다.

바로 ‘생생도시’다. 생생(生生)은 생동하는 생태를 의미하며 기존의 생태도시와 차별화하여 브랜드화했다. 국가에서는 도시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동시에 녹색성장 우수 사례의 신속한 확산과 지속성 확보를 위해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방식으로 생생도시를 평가·선정한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주최하고 행정안전부와 지식경제부, 환경부에서 후원한 제10차 녹색위원회 보고대회에서 대덕구는 전국 230여 기초자치단체에서 유일하게 ‘2010 전국 최우수 생생도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덕구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로하스(LOHAS)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송촌평생학습도서관 태양광발전 등) 분야를 비롯해 녹색교통(자전거도로 95㎞) 조성, 물순환, 자원재활용(2009년 대비 1인당 생활폐기물 15% 감축), 생태하천 복원, 녹색일자리 창출과 녹색농촌체험마을 같은 녹색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덕구는 녹색시민운동 등 여러 부분에서 지역주민과 소통해 녹색성장모델을 발전시켜 오는 등 차별화된 생태시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특히,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강력범죄를 다스리기 위해 지하철의 낙서를 지우는 시책을 도입해 성공했던 사례를 접목해 구는 시민의식을 전환하고자 녹색시민운동을 펼쳤다. 이에 주민, 기업과 함께 1000개의 녹색길을 만들어 불법투기를 방지하는 등 생활 속의 녹색성장을 실천해 온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최근 걷기 바람을 몰고 왔던 제주 올레길은 걷기에 생태를 입혀 성공했다. 그럼 가까이서 그런 배합을 만든 곳을 찾을 수는 없을까?

신탄진 미호동 금강변에 위치한 ‘로하스 happy 로드’를 걸어 보면 시민들은 생태를 만끽할 수 있다. 로하스 happy 로드는 미호동 대청댐 잔디광장에서 출발해 호반가든까지 연장 1518m의 국내서는 보기 힘든 수변(水邊)산책길이다.

이 길은 대청댐 잔디광장과 연계해 천혜의 자연에 주민들과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건강과 문화의 ‘길’로 입히고자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산책로를 따라 심어진 왕벚나무 108주와 철쭉 3000본 조망데크 4개소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했다.

또한, 35m 간격의 LED 공원 등 61개를 세워 야간에도 경관조명으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밤길’을 선보였다. 이처럼 도시 내에서도 시민들은 살아 있는 생태와 넉넉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런 노력으로 ‘2010 생생도시’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문화와 생태라는 2개의 축으로 펼쳐 온 저탄소 녹색성장의 구정이 옳았음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공인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로하스(LOHAS) 도시 ‘대덕’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중지를 모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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