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감지하는 백

제14보(207-230) 승리를 감지하는 백

제2국의 판정패는 오히려 한국팀에게는 좋은 약이 되었다. 한국팀의 양재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억울함을 참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는 이슬아 초단을 겨우 달래 제3국에 출전하게 했고 다음 날 6국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마치게 했다. 5승1패로 예선을 마친 박-이 조는 4강 크로스 토너에서 최철한-김윤영 조를 이기고 결국 이 결승전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다른 수는 모두 안 되고 흑7이 최선의 응수였다. 백은 8, 10을 선수하고는 상대의 빈틈으로 보아두었던 곳 백12를 선수하고 나왔다. 흑이 진작 16으로 찌르는 수를 두어야 했는데, 그것을 놓치자 예리한 눈으로 이곳을 두어온 것이다. 흑21까지 된 다음 백은 언제든 <가>로 두면 한 집을 확보하는 맛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 백의 자랑이다.

백26은 비록 후수지만 큰 곳이 별로 없는 종반인 만큼 최선. 이 수를 두지 않으면 당장 <참고도> 흑1로 치중하는 수가 선수로 성립하게 된다. 백으로선 2로 이을 수밖에 없고 흑3 때 백4도 불가피하다. 결국에는 백이 a와 b를 가일수해야 하므로 그만큼 손해가 되는 것이다.

흑29는 두터운 곳. 이곳을 백에게 끊긴다고 해서 흑 대마가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백에게 여러 가지 노림수를 제공할 수 있다. 백30은 역끝내기로 역시 작지 않은 곳. 중국팀은 아마도 여기서 승리를 감지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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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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