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

1957년 구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지 44년이 지난 지금 우주기술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우주기술의 활용은 갈수록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위성 분야의 활용이 가장 활발하다.

위성 영상은 환경, 기상, 해양, 지질, 지도 제작, 임업, 수자원,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특히 환경 분야는 그 범위가 넓고 다른 분야와 상호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위성 영상의 쓰임새가 큰 분야 중 하나다. 식생 분류와 토지피복 분류를 비롯해 수질오염과 갯벌 관리, 수자원 관리와 유역 관리 등에도 위성 영상의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정부가 수자원 관리 및 환경보전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도 위성 영상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하천의 지형변화 분석은 물론 홍수와 가뭄의 예보 등 수자원 관리를 과학화함으로써 자연재해를 막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위성 영상의 주기적인 관측을 통해 4대강의 과거와 현재의 영상을 비교해 강의 변화를 살펴볼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4대강 사업 등에 필요한 과거 영상 자료를 확보하거나 현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외국 영상과 항공 촬영 영상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코노스(IKONOS)나 퀵버드(Quickbird)와 같은 외국의 상용 위성들이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은 1장당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정도에 이르는 고가이며, 항공 영상의 경우 단일 시점에 기초한 자료로서 입체적인 모니터링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발사해 운영하고 있는 위성을 수자원 관리에 이용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양질의 관련 정보를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첨단 IT 기술을 위성기술과 접목하면 4대강의 보 관리뿐만 아니라 유역 관리 등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위성기술은 실용관측위성 분야에서 세계 6~7위 수준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다. 또한 앞으로 평균 일 년에 1~2개의 위성 발사가 예정되어 있어 위성영상 정보 활용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6년 7월 국내 주도로 개발해 발사한 고해상도 위성인 아리랑 위성 2호는 자연재해 감시, 지도 제작, 지방자치단체의 업무, 기름 및 가스 탐사, 시설물 관리, 국가방위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지난 4월 K-water와 협력해 하천과 댐 유역 등 수자원 관리에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한 내년 중반기에 발사 예정인 아리랑 위성 5호는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위성으로 구름이 끼었을 때나 어두운 밤에도 촬영이 가능하므로 광학 위성에 비해 관측 제한 조건이 비교적 적어 가뭄이나 홍수 등의 재난재해, 국방, 환경 분야 등 전천후 지구 관측을 위한 국가 영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리랑 위성 2호의 관측카메라로 찍은 광학 사진은 4대강 생태계의 변화를 볼 수 있고, 아리랑 위성 5호의 레이더 영상으로는 유역 지형 변화 등을 파악할 수 있어 두 위성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면 하천 생태계 관리와 홍수, 가뭄 등 수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주기술과 첨단 IT기술이 접목된 친환경적이고 과학적인 물길 살리기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환경과 경제발전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강을 선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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