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헌승 <한국화학연구원장>

인류의 지속적인 성장은 궁극적으로 지구온난화 문제와 석유 등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난제라 할 수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문제는 모든 나라에서 국가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이며 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중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98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 환경프로그램(UNEP)이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하여 설립한 조직이다. 130여 개국에서 약 2500명의 과학자가 참여하여 5-6년 간격으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평가보고서에 언급된 온실가스의 배출 경향을 보면, 교토의정서상의 6대 온실가스(CO₂, CH₄, N₂O, HFCs, PFCs, SF6)의 배출량이 1970년부터 2004년까지 70% 증가했다. 6대 온실가스 중에서도 CO₂의 경우 같은 기간에 그 증가폭이 80%에 달했으며 2004년 기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77%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처리흡수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 절반 이하까지 배출량을 대폭 저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욱이 앞으로 산업성장에 따른 경제발전을 함께 고려하여 향후의 배출량 최고점 피크와 비교한다면 4분의 1 수준까지 장기적으로 배출량을 삭감해야 한다는 심각성을 의미한다.

온실가스 저감은 전 지구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해 효율적인 방법으로 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이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저장과정의 환경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들 방법에 대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전환기술’은 지구온난화 문제와 자원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제안되고 있다. 즉,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화합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기술이 시도되었다. 이산화탄소는 매우 안정한 물질이므로 전환을 위해서는 먼저 반응성 있는 물질과 반응을 통한 플랫폼 물질이 만들어져야 한다. 대표적인 물질이 합성 가스, 우레아, 카바메이트 및 카보네이트 등이고, 이 같은 물질들은 여러 화학물질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는데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요약된다. 하나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라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다시 화석연료로 만드는 작업은 열역학적으로 맞지 않아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전환을 통해서 얻어지는 자원은 최종적으로 다시 배출되는 물질이며 전환을 통해서 얻어지는 물질의 양이 적어 그 효율이 낮다는 측면이다.

이러한 논리는 일리 있어 보이지만 전환제품이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그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된 원료로 인하여 온실가스 완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최소한 전환에 사용된 탄소는 추가적인 이산화탄소의 발생이 없는 뉴트럴 카본(neutral carbon)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미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자원화하는 기술은 neutral carbon으로 온실가스의 발생과는 무관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더욱이 현재의 고유가로 인해 이산화탄소 전환물인 알코올 등에서 석유화학 중간원료인 올레핀을 만드는 공정은 과거에 비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현재 환경 측면에서도 산소계 용제에 대한 수요도 만족시킬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 요구에 맞는 제품을 얻을 수 있는 온실가스 자원화 기술은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온실가스 자원화 기술’은 석유 등 자원 고갈에 따른 에너지원 및 지구자원 소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전환을 통한 환경 문제 해결 및 화학물질 확보로 경제적인 효과까지도 함께 얻을 수 있는 기술이라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자원 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윤택한 삶을 만족시키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그린레이스’에 최우선적으로 인식되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기술로서 온실가스 자원화를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러한 온실가스 자원화에 대한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독보적인 선진기술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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