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교(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세상은 창의적이고 남을 배려하는 인재를 요구한다. 그러므로 교육 경쟁력도 창의력과 배려심을 겸비한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다.

얼마전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최대의 부를 창출하는 빌 게이츠가 세계를 움직이는 CEO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바로 부의 근원이 된 창의력과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배려와 나눔에 대한 사례 발표였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에는 반항아였다고 한다. 독서를 좋아했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 독립심이 강한, 창의적인 아이의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빌 게이츠가 컴퓨터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윈도우 시스템을 개발하여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되었다. 창의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또 언젠가 방한한 미국 프린스턴대 총장이 인터뷰에서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한 기사가 생각난다. “우리 교육의 목표는 열린 마음과 비판적으로 새로운 상황을 분석하는 사고력을 가르치는 것이며 교육이념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인재양성”이라는 것이다. 우리 교육 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과 흡사하다. 그러나 우리 교육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다.

필자는 늘 창의력과 배려가 교육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학교를 방문하면서 ‘창의적인 인간 육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정작 교육에 관계하는 사람들이 창의력 교육의 중요성에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선생님들조차 창의력보다는 실생활에 필요한 영어나 컴퓨터 교육이 더 절실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또한 학부모들이나 지역사회도 창의력보다는 대학입시 위주의 정량적 주입식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창의력에 신경 쓰지 말고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더 많이 보낼 수 있도록 신경을 써 달라”는 것이 학교에 대한 주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교육은 세상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시대가 빌 게이츠와 같은 창의적이고 배려심을 갖춘 인간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창의력은 생존과 직결되는 기본능력이다. 창의력이 없으면 기성세대들이 영어나 컴퓨터 실력 부족으로 받는 고통보다 몇 곱절 더 곤란을 겪게 된다. 이런데도 기성세대들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누구에게나 창의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부러워한다는 기사를 보고 우쭐한 생각이 들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과학 실력은 일등이지만 창의력은 뒤처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 아이들은 공부가 재미있어서 하기보다 억지로 하고 있다. 배려심도 마찬가지다.

교육도 역발상이 필요하다.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고, 많이 아는 아이보다 창의력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혼자만의 성공이 아니라 친구를 도와주고 이웃을 생각할 줄 아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배려와 나눔, 체험과 캠프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과 공부를 즐길 수 있도록 바른 품성을 길러줘야 한다.

지난 7월에 논산지역 초·중학생 500명이 육군항공학교에 병영체험을 다녀왔다. 헬기를 직접 타 조종간을 잡아보며 신기하고 신이 났다. 조종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학생들이 창공을 누비는 조종사를 꿈꿨을지도 모른다.

창의력은 지식 주입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배려와 나눔을 계획하고 실천할 때 계발된다. 또 창의력은 어릴 적부터 개발하지 않으면 녹이 슬어 못 쓰게 된다. 창의력이 높은 사람은 성공의 리더가 될 뿐만 아니라 배려와 나눔의 미덕을 겸비할 때 향기로운 이름을 세상에 남기게 된다.

창의력과 배려심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바로 일류교육이다.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이 함께 학생들의 창의력을 배양하고 배려심을 키우는 활동에 힘을 모으고 노력할 때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앞당기는 일류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민병교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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