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형 식당 ‘미미(味味)’

그림, 사진 등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맛깔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갤러리형 식당이 대전에 생겼다. 문화예술의 거리인 대전 대흥동에 이달 초 문을 연 ‘미미(味美)’가 바로 그 곳. 문을 들어서자마자 벽면 가득히 채운 작품과 함께 은은한 조명이 깔린 모던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손님을 맞는다.

분위기 만큼이나 산뜻하고 정갈한 메뉴도 눈길. 대표메뉴 ‘사천해물탕밥’을 비롯해 ‘유린기’, ‘통영생굴전’, ‘생굴회’ 등 특색있는 음식들은 독특한 개성과 색채를 지닌 예술작품이 한데 어울려 하나의 세련된 느낌을 연출한다. 사장 전재홍씨가 전남 통영에서 매일 아침 들여오는 신선하고 질 좋은 해산물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저렴한 가격은 이 집만의 자랑. 개업한 지 열흘도 안돼 문전성시를 이루었을 정도라니 입소문도 대단하다.

우선 큼지막한 그릇 한가득 나오는 ‘사천해물탕밥’은 진하면서도 개운하고 매콤한 국물이 일품이다. 해장이 필요한 직장인들의 점심메뉴로 인기만점. 굴, 새우, 오징어, 새조개 등 해물과 남방고추, 양파, 배추, 당근, 호박 등 채소를 센 불에 일차로 볶은 다음, 팽이버섯과 부추를 넣어 국물을 만들어 낸다. 상큼한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채소와 아삭하고 쫄깃쫄깃한 해물, 그리고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진 탕밥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코 끝에 땀이 송글공글 맺힐 정도.

두툼한 닭다리 살을 펴서 칼집을 낸 뒤 다진마늘, 핫소스 등을 첨가한 특제소스에 하루 동안 냉장숙성해 튀겨낸 유린기는 달콤한 육즙과 함께 씹는 맛이 즐거움을 더한다. 양상추와 양파를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싱그러운 채소와 야들야들 닭다리살의 부드러운 육질, 튀김옷의 바삭바삭함이 조화되어 입안 가득 풍미를 더한다.

씨알 굵은 굴을 하나 하나 정성스럽게 부쳐낸 ‘생굴전’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낸다. 청양홍고추와 부추의 알싸하고 매콤한 맛이 가해져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싱싱한 굴을 알맹이만 발라 푸짐하게 차려낸 ‘생굴회’는 새콤한 생강식초소스에 찍어 먹으니 바다의 싱그러운 맛이 혀 끝에 그대로 전해전다.

하나 더, 직접 담근 무·오이초절임은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매력이라 따로 마니아가 생길 정도다.

△사천해물탕밥 6000원 △유린기 1만5000원 △통영생굴전 1만원 △통영생굴회 1만원. ☎042(224)8885. 50석. 공영주차장

글 이호영 기자 misanlee@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미술작품을 즐기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색다른 음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니 이만한 문화공간이 따로 없죠.”

전재홍 사장은 ‘미미(味美)’를 그저 색다른 음식점 중 하나가 아니라 대중적이고 품격 있는 문화브랜드로 키워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문화예술의 거리 중심축에 자리한 만큼 작가들과 연계해 수시로 다양한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는 전 씨는 “엄선된 재료로 정성껏 조리한 ‘예술’과 같은 요리로 손님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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