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중/충남도의회 의원

축제에 있어 충남도는 가히 ‘선수’급이다. 마치 ‘미다스의 손’처럼 손대는 축제마다 ‘성공 개최’ 마침표를 찍었으니 이 같은 표현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지난가을 열린 2010세계대백제전에는 무려 369만여 명이 ‘백제’를 맛보기 위해 발길을 옮겼고, 이를 통해 충남도는 2399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19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열린 꽃박람회 역시 200만 명 가까운 관람객이 1억 송이 꽃의 향연을 만끽했다. 2006금산세계인삼엑스포와 2002안면도꽃박람회도 성공 축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삶과 함께해 온 축제는 문화와 자연, 산업과 특산품 등을 자랑하고 즐기기 위한 것으로, 당해 사람들의 총체적 역량을 한정된 시간에 집중적으로 펼치게 된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오랜 기간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준비한다.

충남도가 ‘성공 개최’ 꼬리표를 단 축제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많게는 수년 전부터 로드맵을 작성하고, 실·국 간 공조와 전 직원의 땀을 버무린다. 그야말로 온 행정력이 집중되는 것이다.

그런데 9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1금산세계인삼엑스포’를 보고 있노라면, 충남도의 행보가 좀 느긋한 것이 아닌지 물음표를 던져 본다. 지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자신감일까, 아니면 쉼 없이 달려온 세계대백제전으로 인한 피로감일까. 금산인삼엑스포에 대한 대책회의나 점검회의, 실·국별로 업무를 나눴다는 소식 등은 잘 들려오지 않는다. 예전 꽃박람회나 세계대백제전을 상기해 보면,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입장권 판매 대책을 세우는 등 분주했을 시점인데 말이다.

금산인삼엑스포는 충남도와 금산군이 무려 135억 원을 투입, 2011년 9월 2일부터 10월 3일까지 금산에서 개최한다. 관람객은 229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 충남도가 발표한 금산인삼엑스포의 기본 골격을 보면, 이번 행사는 △인삼을 주제로 하는 ‘산업엑스포’로 하되, 건강과 웰빙 개념을 도입해 이벤트와의 조화를 도모한다고 한다. △명칭(2011금산세계인삼엑스포)과 △주제(생명의 뿌리, 인삼) △개최장소(금산 인삼유통센터 일원) △상징 등은 2006년 행사와 같다.

이번 행사는 또 △지역을 뛰어넘어 국가적 행사로 △건강식품인 인삼을 ‘생명산업’으로 △비즈니스 교류의 장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각국 지방정부와 교민단체, 해외 유수 바이어와 업체, 일반인들이 참가하며 학술과 교역, 전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금산인삼엑스포는 축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 행사를 통해 마련한 금산인삼의 세계화 발판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 지역 농업 및 관련 산업 활성화를 부를 것이다. 이는 2006년 행사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당시 금산에서는 188만 명이 인삼의 향연을 만끽했으며, 행사 직접 수익으로 30억 8000만 원을 올렸다. 특히 행사기간 수삼과 인삼가공제품 매출은 무려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2196만 달러의 수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여건도 좋다. 지난 행사에서의 성공 개최 노하우에다, 지속되고 있는 웰빙 열풍, 중국과 일본 등 세계 시장의 높은 관심이 바로 그것이다. 더구나 금산은 고려인삼 생육에 가장 적합한 기후와 토양을 갖추고 있어 고려인삼의 종주지로 널리 알려진 곳 아닌가. 전국 인삼의 80%가 유통되는 세계 최대 인삼 전문시장이라는 금산의 타이틀도 있다.

또다시 축제가 다가온다. 이번 인삼엑스포는 계획대로 ‘경제엑스포’로 발전시켜야 한다. 각계의 참여를 확대시켜야 하고,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해 공동 수익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점검하며, 널리 홍보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9개월은 길지 않다. 잇단 성공 개최에 취해 느긋해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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