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보다 두터운 백90

제7보(83-94) 보기보다 두터운 백90

지난 16일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제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의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신예 구링이(古靈益) 5단에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은 이 9단과 씨에허(謝赫) 7단과의 3번승부로 결판이 나게 되었는데 아직 결승전의 일정은 미정이지만 한국기사킬러로 일컬어지고 있는 씨에 7단을 이 9단이 어떻게 요리할지가 벌써부터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흑83은 우상귀 백<가>의 침입에 대하여 가장 철저한 수비책. 당연한 백84 두 칸에 흑은 85로 백86의 응수를 물어본 후 87 모자로 상변을 압박하고 보았다. 백88에 흑89까지 그런대로 중앙을 보강하는 수순은 무난했다. 흑87로 90에 잇는 것은 백이 <나>로 넘은 다음 장차 백<다>로 젖히는 수를 노리게 되어 다소 무겁기 때문이다.

백은 90으로 가일수했는데, 이 수가 보기보다 두터운 수. 흑91로 한 칸 뛰었을 때 백92는 지금이 타이밍이지만 흑93 때 백94로는 <참고도> 백2로 두는 수도 유력했다. 계속해서 흑3으로 뚫으면 백4 이하 6까지 실리를 취하는 수단이 매력적. 이후 흑이 중앙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백으로서 충분히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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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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