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56-72) 호구 흑69는 무거운 행마

지난 14일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제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한국의 허영호 8단과 이세돌 9단이 각각 중국의 최강 콩지에(孔杰), 왕시(王檄) 9단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오늘 열리는 준결승전은 이세돌 9단 대 구링이(古靈益) 5단, 허영호 8단 대 씨에허(謝赫) 7단의 한중대결로 이루어지게 된다.

백56에 흑은 57을 선수해둔 다음 마침내 흑59로 축으로 몰렸던 한 점을 뛰쳐나갔다. 백으로선 62까지 둘 수밖에 없고, 흑63 때 백64의 호구가 준비해둔 절호의 맥점.

흑65로 꼬부릴 때 백66으로 넘어서 하변은 일단락됐다. 이제 흑의 중앙 안정이 숙제로 떠오른 가운데 흑은 67을 선수한 후 69로 호구를 쳤다. 한데 이 수가 너무 무거웠다. 검토실에서는 <참고도> 흑1을 선수해서 만일 백2면 흑3 이하 5까지 중앙을 수습해두는 정도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후 백a는 흑b로 젖혀두어 만족한다. 하변 흑▲ 석 점 정도는 버려도 된다는 뜻이다.

백70은 흑71로 삶을 강요한 수이며 백72가 중앙 흑 대마를 한 번에 쥐어흔드는 날카로운 역습이 될 줄이야.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반상훈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