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흑의 엇박자

제3보(26-40) 초반 흑의 엇박자

백26 한칸협공은 좌하 백 세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구상인 듯하다. <참고도1> 백1로 받는 것은 흑2, 4로 간단히 안정시켜 주어 백으로선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라 하겠다.

좌하귀에서처럼 흑은 27로 또다시 3·3에 뛰어들었는데, 가장 알기 쉽고 간명한 방법이긴 하다. 페어바둑에서는 초반부터 작전을 세우기가 어렵다. 같은 편이라도 생각이 다르고 기풍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초반에 심오한 구상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흑35까지 순식간에 두어졌고 백은 36으로 우하귀 쪽으로 다가섰다. 포석상 반상에 남은 최대의 곳. 이때 흑37로 젖혔는데, 아마도 이슬아 초단이 두었겠지만 이 수가 다소 엇박자였다. 백38로 막상 끊어오자 흑은 39로 협공할 수밖에 없는데, 백40 축으로 몰아 흑 한 점이 잡히면서 일순 백의 폭넓은 바둑이 되었다. 따라서 흑37로는 <참고도2> 흑1로 먼저 협공한 다음 백2 때 비로소 흑3으로 젖히는 것이 순리에 맞다. 백4면 흑5 이하 9까지 밀어붙여 이하 백10까지 흑이 전혀 나쁠 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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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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