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기침·가래도 끓고…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정상인 폐(위)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폐 전산화단층활영.
정상인 폐(위)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폐 전산화단층활영.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콜록콜록, 잩은 기침이 끊이질 않고 나옵니다. 가래도 계속돼고요. 감기일까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날씨의 변화에 따라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기침과 같은 감기 증상은 보통 2-3주를 넘지 않고 자연적 혹은 증상 위주의 치료만으로도 호전되지만 3주 이상 증상이 계속된다면 다른 만성적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흡연자나 장기간 흡연을 하다가 중지한 사람에서 이렇게 장기간의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지속되면서 호흡이 곤란할 정도의 숨찬 증상이 동반된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을 반드시 의심해 봐야한다.

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질환은 국내의 경우 45세 이상에서 2002년도에 이미 17.2%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대기오염, 흡연 인구의 증가와 노령 인구의 증가 등으로 점차 더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또한 현재 전 세계적으로 4번째 사망원인일 정도로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란?

일반적인 사람들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고 하면 무슨 병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해소 (기침하는 병) 혹은 천식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질환의 상당 부분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해당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기관지에서 허파꽈리에 이르는 공기 통로인 기도가 영구적으로 좁아지는 질환으로, 기관지 내에 주로 염증이 발생하는 ‘만성 기관지염’(chronic bronchitis)과 들어 마신 산소를 혈관으로 전해주는 허파꽈리가 영구적인 손상을 받아 터지게 되는 ‘폐기종’(emphysema), 혹은 아주 작은 소기도에 염증이 일어나는 ‘소기도 질환’(small airway disease) 등의 질환을 모두 포함하는 질병이다. 처음에는 증상이 없지만 차츰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오래되면서 결국 호흡곤란을 느끼게 되고 숨을 쉬는 기도가 좁아져 호흡의 장애가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기도의 변화가 한번 발생하게 되면 치료에 따라 약간 호전이 될 수 있지만 영구적으로 점점 더 좁아져서 폐기능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장기간 지속될 경우 호흡곤란 등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의 질을 점차 떨어뜨리기 때문에 폐암보다 더 무섭고 힘든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왜 걸리는 걸까?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천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 생기는 질환으로 여겨 진단조차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또는 직업장에서의 분진이나 대기오염이 원인일 수 있으며, 음식을 조리하거나 태우면서 발생하는 연기를 들어 마셔서 발생한다고 한다.

흡연자의 50% 이상이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발생할 수 있다. 비흡연자의 경우에는 나이가 한살 더 많아짐에 따라서 폐기능(FEV1)이 대략 30ml씩 감소되지만, 흡연을 계속할 경우에는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서 폐기능이 3배 이상 빠르게 감소돼 결국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폐기능의 감소의 정도는 흡연기간이 길수록, 흡연량이 많을수록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금연만이 예방가능한 방법이다.

◇가래가 있는 기침을 하고 숨이 차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보통 가래가 있는 기침이 심하고 숨이 많이 차다.

흡연을 하더라도 흡연을 시작한 지 20-30년 동안 자각 증상이 없다가 폐기능(FEV1)이 50% 이상 떨어진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초기에 방치에 말기에 도달하면 기도 폐쇄로 인한 저산소증이 심해지게 되고 평상시에도 호흡곤란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호흡곤란은 초기에는 오르막길을 오르거나, 걸을 때, 혹은 일을 할 때나 무거운 것을 들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느낄 때에는 빠른 검사가 필요하다. 이 질환이 심하게 되면 체중이 감소되고 쇄약해지면서 피로감을 흔히 느껴 운동력이 떨어지면서 호흡기능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밟게 된다. 흡연하거나 과거 오랜 기간 동안 흡연을 한 적이 있는 45세 이상의 사람에서 기침이 잦거나 운동시 호흡곤란을 느낀다면 빨리 폐기능검사를 포함한 진찰을 받는 것을 권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폐기능 검사로 이 검사를 통해 기도가 좁아져 있다는 기도폐쇄를 증명하게 되면 확진할 수 있다. 또한 폐기능 검사를 통해 측정되는 폐기능의 감소 정도에 따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진행 정도를 평가할 수 있으며,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치료에 따른 반응도를 평가할 수 있다.

도움말 : 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김재철 기자 kjc1777@daejonilbo.com

◇예방습관 기르기

가장 큰 문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이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다는 것. 한번 손상된 호흡기관은 회복되지 않으며, 일단 이 질환이 발생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남아있는 기능들을 유지하며 평생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폐암보다 오히려 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며, 악화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①금연

주로 흡연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금연이 최고의 치료이자 가장 훌륭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금연 10년 후에는 나이에 따른 폐기능 저하가 비흡연자와 동일 수준까지 이를 수 있으며, 현재로서는 폐기능 보전에 가장 효과적인 유일한 방법이다. 금연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일상적으로 편하게 할 수 있는 행동요법과 약물요법이 있는데 금연나라 홈페이지(http://www.nosmokingnara.org)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약물로는 니코틴보조제, 부피로피온, 챔픽스 등이 있어 전문의사와 상담하여 처방받을 수 있다.

②수분공급과 영양상태 유지

기도는 건조할 경우 가래 분비물이 농축되기 때문에 배출이 힘들 뿐만 아니라 가래가 기도 내에 쌓이게 되면 이차적인 세균 감염에 항상 노출되게 된다. 따라서 특별히 수분을 많이 섭취하지 말아야 할 질환을 앓고 있지 않다면 물을 하루에 3,000mL 정도 마시도록 권장하며, 청결하게 관리된 가습기를 사용하여 공기의 습도를 높여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질환이 진행되면 체중감소 등으로 전신쇄약감이 심하기 때문에 고단백질을 포함한 균형 있는 식사로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③약물요법

현재까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완벽하게 낫게 할 수 있는 약물은 없다. 다만 흡입용 기관지확장제는 일시적인 기도 폐쇄의 악화로 인한 호흡곤란 등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증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나 지속성 기관지확장제 등은 급성적인 악화를 예방하거나 입원치료 빈도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④호흡재활운동과 산소요법

호흡곤란으로 인하여 활동이 줄어들게 되면 그 결과 뼈와 근육이 약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고 삶의 질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걷기나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등 전신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팔운동을 포함한 가벼운 체조가 도움이 된다. 호흡곤란이 심할 경우 입술 오므리고 숨쉬기(pursed-lip breathing), 하모니카나 빨대 등을 이용한 호흡운동으로도 호흡곤란을 극복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어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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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4번째 사망원인일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4번째 사망원인일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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