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배재대 외식경영학과 4년)

지난 여름방학 동안에 처음으로 해외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내겐 첫 해외연수 기회였다. 비록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와 같은 서구권은 아니었지만, 내게 필리핀 연수는 색다르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한국과 비교를 하자면 필리핀 현지의 느낌은 우리의 60년대 분위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도 백화점이나 마트 등 기본적인 시설은 다 갖추어진 편이라서 특별히 불편을 느낀 점은 없었다.

필리핀 세부 지역의 사람들은 세부어와 타갈로그어 그리고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데 고학력자가 아닌 경우에는 현지 발음인 ‘따’나 ‘뚜’ 발음이 영어에도 많이 스며들어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영어를 배우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필리핀은 아직 개발이 덜 이루어진 국가여서인지 자연경관이 정말 아름다워 눈이 즐거웠다. 일반 가정집이나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일반 식당에서는 서양인들이 ‘개코’라고 부르는 필리핀 도마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도마뱀은 모기나 파리 등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곤충이나 생물을 잡아먹는다 하여 현지인들은 그들과 함께 아무렇지 않다는 듯 생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식당이나 기숙사 내부에도 도마뱀이 있어 깜짝 놀라는 일도 많았는데, 어디서나 자주 보고 점차 익숙해지자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다.

눈에 보이는 곳 모두가 아름다웠지만 필리핀의 세부는 무엇보다도 바다가 정말 환상적인 도시였다. 호핑 투어를 통해 간단한 마스크만으로도 수면 위에서 바닷속을 볼 수 있었는데 한국과는 달리 물속이 맑고 투명해서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색다른 경험이었다.

가장 강한 문화 충격은 인터넷과 전기 문제였다. 한국에서는 어디에서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속도도 빨라서 불편함을 못 느꼈는데 필리핀은 인터넷 속도가 정말 느렸다. 또 국가에서 전기 절약을 위해서 지역별로 전기를 내려 거의 하루에 1-2시간 정도는 정전된 상태로 생활을 해야 했다.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환경이었다. 그동안 전혀 느껴보지 못하고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던 것들이었는데 이렇게 불편함을 느끼고 나니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이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음을 저절로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인데도 문화적·경제적 차이를 느끼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