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보(86-104)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

백86은 우상귀의 패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한 수라 하겠다. 그만큼 우상귀의 패는 전국의 승패는 물론 형세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나저나 흑87 한방이 백에게는 뼈저리게 아픈 곳. 백88로 임시처방했지만 흑99 다음 <참고도> 흑2가 급소가 되어 중앙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흑89로 단패를 만들어놓은 것은 지금 당연한 수. 우상귀 패를 남겨 놓은 채 백은 94로 달아날 수밖에 없다. 흑95, 97은 당연한 흐름. 따라 나가면서 우상귀는 꽃놀이쯤으로 여겨도 된다는 뜻이다.

백98에 흑99 이단젖힘이야말로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 바둑의 승패를 떠나 이렇게 둘 수 있다는 것은 바둑 한 판에서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결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백102로 우상을 살리지 않을 수 없을 때 흑은 103 또한 필연. 이때 백104로 밀어올린 수에서 바야흐로 퉈 3단 스스로 힘의 바둑을 밀어볼 심산인 것 같다. 이같이 힘으로 밀어올 때 다음 흑의 착점이 적지 않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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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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