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보(75-85) 완착 흑75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은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극적인 요소가 있었다. 특히 혼성페어 종목에서 한국은 이슬아-박정환 조가 종반에 1집반 패가 거의 확정적이었으나 중국의 씨에허(謝赫) 7단이 순서를 착각하여 자기 차례에서 착점을 하지 않아 파트너인 송용혜 5단이 당장의 시간패를 모면하기 위하여 자신이 재차 착점하는 바람에 2집의 벌점을 받음으로써 최종 반집패의 역전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영웅이 될 뻔한 같은 민족인 조선족 송 5단으로서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겠다.

흑75로는 무조건 <참고도> 흑1로 뛰쳐나가야 했다는 것이 검토실의 주장. 백이 귀에서 2 이하 10까지 잡으러 가는 것은 흑11 다음 13으로 붙이는 수가 성립하여 외려 우상귀 백이 잡힐 뿐이라는 것이다.

백78에 흑79, 81로 뒤늦게 버텼지만 여하튼 이하 85까지 패가 된 것은 흑으로서 다소 미흡한 결과였다. 그러나 흑은 선수를 뽑아 어디엔가 연타를 가하면 아직 형세를 유지하기에 충분하다는 입장. 우상귀 백을 살려주어도 중원을 제압하면 우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상은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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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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