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6월 2일 투표로써 지역의 일꾼으로 선량들을 선택했고, 선택된 분들로 하여금 우리 군 살림을 하라고 맡겼는데, 중책을 수행 중, 불행하게도 선거법에 저촉되는 일이 있다 하여 요즈음 사법기관을 오가며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리 군민들은 법원의 판결 결과와 앞으로 있을 사태에 대하여 예의주시하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렇잖아도 우리 태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실정에서 유류폭탄과 태풍 곤파스로 우리의 주산업인 농업, 어업, 관광업 등의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고 특히 서민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편 가르기를 하고 내분을 지속할 것인가요?

지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이나 생각이 다르다 보니 상호간에 본의 아니게 상대방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였다면, 깨끗이 정중히 사과하고 또한 넓은 아량으로 관용함으로써 이제 불미스러웠던 과거를 정리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그분들을 위로하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공멸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6만 3000여 군민의 살길은 분열이 아닌 단합입니다. 과거 우리 군민은 일치단결함으로써 핵폐기장 건설을 막아내지 않았습니까? 위대한 태안군민의 자세로 돌아가야 합니다.

횃대 밑에서 호랑이 잡는 어리석은 마찰은 끝내야 합니다. 이 소리, 저 소리 모두가 알고 보면 새삼스런 이슈도 아니고 잡소리일진대, 잊혀야 할 치부로 갑론을박해 봤자 갑도 을도 이길 일도 얻을 것도 없습니다.

법적 판단은 사법당국의 소관이니 우리끼리 왈가왈부하는 공염불에 불과한 말장난도 중단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소송 당사자들의 소송 진행에 대하여도 그냥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도리요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각급 출마자에 대하여 나름, 신중히 택한 후보에게 투표를 하였지요. 우리는 그 결과를 존중하였고,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내지 않았던가요. 이제 그들에게 일을 더욱 잘하라고 채찍과 협조를, 큰 상실감의 아픈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배전의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셔야 합니다. 상대방이 가슴 아파하면 내 마음도 편치 않고 상대방이 즐거워하면 내 마음도 편하게 됩니다. 모두가 엔돌핀 많이 나오게 웃으며 살아야 하죠. 이분들께서도 지성을 갖춘 분들로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나보다 6만 3000여 군민을 먼저 생각하는 현명한 처신을 하여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이런 모습을 군민들은 진정으로 바라고 그리워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

-사상 유례가 없었던 유류폭탄 피해의 조속한 해결

-기상 관측 이래 초유의 태풍 곤파스 재해 복구 대책 강구

-태안읍, 안면읍 등 재래시장의 활성화

-화력발전소 9, 10호기 증설문제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문제 등등

위 현안과 관련해, 최선의 해결방안 도출을 위한 군민의 슬기를 한데 모아 태평하고 안락한 태안으로 가꾸는 것이 곧, 후손을 위한 책임이 아닐까요. 군민 모두가 주저하시지 말고 나서 주셔야 합니다. 모두가 나서 갈등의 불을 끄셔야 합니다.

만약, 방관자의 입장에서 우리의 기대가 무너진다면, 스스로의 위상은 추락되고 역사에 부끄러운 오점을 남길 것이라 예견됩니다.

끝으로 선거가 그 시대, 그 지역 민심의 잣대라면 그 결과를 함께 존중하면서, 파생된 문제에 대해 더불어 고민하며 풀어나가는 모습이야말로 살맛 나는 아름다운 세상, 인정 넘치는 태안 본연의 정신이 아닐까요.

태안동학농민혁명 유족회 회장 문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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