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학교 국방공무원학과 이세영 교수

최근 북한의 심상치 않은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서해상에서 천안함 피격사건을 저질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급기야는 23일 오후 2시 34분쯤 서해 연평도와 연평도 앞바다에 포탄 수백여 발이 떨어지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무모한 도발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 무모한 도발로 인해 우리 해병대 장병이 아까운 생명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한다. 북한은 그동안 그들의 상황이 불리해질 때마다 무자비한 보복으로 맞서겠다고 입버릇처럼 떠들어 댔다. 그들도 분명히 무모하고도 위험한 도발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나아가서는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도발을 서슴없이 자행한 것은 최근 3대 세습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동요를 잠재우면서 한편 국제사회에 관심을 끌어보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오고 있던 상태에서 마침 남한에서 호국훈련이 시작되자 이를 빌미로 하여 해안포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도발이 있기 얼마 전 북한은 전 세계에 자신들이 진행하고 있는 핵무기 개발 상황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핵을 만들고 있는 걸까. 핵을 무기로 삼아 필요할 때마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한편으로는 전 세계를 향해 자신들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그동안 북한은 핵 개발 카드로 남한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으로부터 많은 반사이익을 얻어왔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그들이 의도한 대로 잘되지 않자 이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도발행위를 통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여기서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남한과 국제사회가 힘이 없어서 북한의 무모한 행위가 있을 때마다 참고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전 세계는 전쟁의 비극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하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자행한 연평도 지역을 향한 화력 도발은 아마도 그들이 사격한 포탄 위력보다 수백 배 더한 손실로 다시 그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얼마 전 남한에서는 세계 G20 정상들이 모였다. 이들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의 현실을 가까이서 바라보면서 그 가운데에서도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을 기억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어려운 세계 경제를 살리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와 안정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을 하였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볼 때 북한의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도 어리석기만 하다.

남한을 향해 그들이 보여주는 것이 이렇듯 끔찍한 도발행위뿐이라면 우리도 이제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서해는 서해교전을 비롯하여 늘 크고 작은 접촉이 있었던 곳이다. 백령도를 비롯하여 연평도 등 북한지역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도발행위는 그 누구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들은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포사격을 감행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냉정하게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가안보 태세를 점검해 보고 국민들의 안보의식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자칫 북한을 온정주의로만 품어온 면은 없는지도 각자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우리들이 배고파 죽어가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보내준 쌀을 군량미로 비축하고 핵무기를 만드는 데 쓰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먹을 것이 충분하고 자유가 있는데도 고향을 버리고 부모자식을 버리고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북한을 이탈하여 남한으로 오겠는가? 북한 지도부도 분명 북한사회가 무너져 가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마침 남한에서 실시되는 호국훈련도 북한 지도부는 남한이 북한을 공격하려 한다는 말로 선동하였을 것이다. 그들에겐 남한도 국제사회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이 3대 세습체제를 완성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느슨해진 북한사회를 더욱 강하게 조여 매는 일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포사격을 해놓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가지거나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탄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우선적으로 연평도 사태가 더 이상 확전되지 않도록 노력해 가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여 군은 군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북한의 실체를 더욱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비태세를 철저히 세워나가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나라를 지켜나가는 데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설마 그럴 리가 하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모두가 단결된 힘을 보여 북한으로 하여금 다시는 무모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건양대학교 국방공무원학과 이세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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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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