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들꽃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어쩌다 그 모습을 드러내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작은 기쁨을 준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으나 놓인 자리마다 생명의 소중함과 경외감을 전하는 각양각색의 들꽃이 주는 맛을 생각해 보며 사색의 계절에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좌절 속에 고뇌하는 한 청년이 톨스토이를 찾아가 “선생님, 어떻게 하면 제 인생이 바뀔까요?”라고 물으니 톨스토이가 “좋은 스승을 만나라, 아니면 좋은 책을 만나라. 그러면 당신의 인생이 바뀔 것이다”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일화가 있다.

인터넷, 휴대폰, 스마트폰 등이 만연한 오늘날 청소년기의 독서는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해 가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다.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을 수도 있고 한 사람의 성공을 이끌 수도 있다. 나아가 한 민족, 한 국가, 이 세상을 바꾸는 힘도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각자들은 어렸을 때의 독서가 그들을 감화시켜 위대한 인물로 만들었다 하지 않는가.

청소년 시기에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은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사고력이 넓고 깊으며 문제 해결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과 대화를 조금만 해보면 그 사람의 독서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40년 이상의 교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의 하나가 독서량이 많고 장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는다는 점이다. 학습 집중력을 기르는 데도 독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요즈음을 브랜드 시대라고 한다. 브랜드라는 단어 속에는 나름대로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청소년들도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브랜드가 상품의 가치를 모두 인정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다른 상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사람을 브랜드에 비유하자면 정작 중요한 건 외관상 보이는 상품의 가치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로 쓸모 있고 사람들이 꼭 존재하기를 바라는 이른바 유명 브랜드이며 가치 있는 상품인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꼭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독서를 많이 하고 그 속에 녹아 있는 간접 경험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익혀 자기만의 컬러를 형성해 가야 한다. 이것이 곧 그 사람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길이다. 좋은 브랜드는 독서에서 나온다.

광산에서 막 캐어낸 광물 덩어리는 단순한 돌덩어리에 지나지 않지만 그 돌의 장·단점을 살려 잘 가공하면 귀중한 보석이 된다. 청소년들은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게 숨어 있는 귀중한 보석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이 보석을 갈고 빛낼 사람은 바로 자신들이며 그 기반이 바로 독서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오색 빛깔로 곱게 치장한 단풍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만추(晩秋)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책을 읽어 보자. 우선 몇 권의 책을 앞에 두고 끈기 있게 읽으며 사색에 빠져 본다면 이 가을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청소년들이여, 독서를 통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자. 인터넷, 스마트폰이 만연해도 진정한 웰빙은 바로 독서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의<홍성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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