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보(118-128) 또 하나의 갈림길

좌하에 거대한 실리를 확보한 흑은 포식 후의 나른함을 즐길 법도 한데, 아직 상변 흑이 정리가 안 되고 있어 안도의 한숨만 내쉬고 있을 수는 없었다.

백18이 급소인 것은 만일 이곳을 손 빼고 <참고도1> 백1로 건너가든지 하면 흑2로 붙이는 수가 역시 거꾸로 급소가 된다. 백3, 흑4면 중앙 백 대마가 크게 위축되어 그렇지 않아도 불리한 상황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흑19 이하 23까지 흑이 안형을 정리하고 나왔을 때 백은 수비의 피곤을 잠시 잊으려는 듯 24로 우하귀를 두었으나 흑은 25로 찔러서 우선 상변 백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여기서 백의 응수가 없다. <참고도2> 흑1에 백2로 받으면 흑3 이하 9까지 백 일단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백은 26으로 비켰으며 흑27에 백28로 넘어가는 변칙의 행마로 절대의 위기를 일단 피하고 보았다.

이제 여기서부터가 문제. 흑은 <가>로 우상귀를 응수할 것인가, 아니면 <나>로 아직 미제인 좌상의 접전을 마무리할 것인가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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