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중<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장>

독일의 BMW, 미국의 월마트, 일본의 도요타. 세계 초일류 기업들인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가족이 가업을 승계받는 가족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다양한 직업군이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전통과 역사를 후대에까지 전하고 있는 것은 ‘가족승계 기업’이다.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가족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37%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르다. 세대교체가 필요한 경영 1세대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기업을 온전히 물려주느냐”에 있으나 그동안 기업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데 치중하였고, 후계자 양성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최근에는 1970-1980년대 산업고도화 시기 창업한 기업의 1세대가 은퇴를 하기 시작하면서 세대교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후계자 양성은 당면과제가 되었다.

이런 문제점을 안고 가장 쉽게 세대교체가 가능한 것이 부모의 회사와 기술을 이어받는 가업승계이다. 하지만 후계자의 부재, 역량부족, 임직원 등의 조직갈등, 상속·증여세 부담, 사회 부정적 인식으로 인하여 기피되어 왔었다.

일본의 경우 ‘가업을 잇는 것’이 최대의 자랑거리로 우동집, 라면집, 전통과자점 등 규모와 상관없이 대물림하는 가업승계가 사회문화로 정착되어 있고, ‘좋은 물건 만들기(모노즈쿠리)’로 대표되는 장인정신이 건재하여 세계 부품소재 및 원천기술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독일 또한 가업승계를 통해 다수의 히든챔피언 기업을 육성하여 수출강국을 이루었다. 히든챔피언 기업의 2/3는 가족기업이며, 1/3은 100년 이상 장수기업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안정적인 가업승계를 위해 세제혜택과 자금, 경영컨설팅,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며 손쉬운 가업승계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가업승계로 100년 이상 된 기업이 3개에 불과하고,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환경은 열악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나의 직업을 멀리 보지 않고 자랑스런 부모님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면 100년, 200년까지도 장수할 수 있는 많은 기업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중소기업이 계속기업(Going Cencern)으로 성장해 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하우와 기술을 이어갈 수 있는 젊은 2세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때이다.

조규중<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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