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꽉찬 만두 99.9~ 찐빵도 99.9점

왕만두천국(전통손만두전문점)

아침저녁 찬바람에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요즘, 간식으로 찐빵과 만두가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다. 10-20대 젊은이에겐 식사대용으로 찾고, 40-50대는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며 먹는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줄 서야 먹을 수 있다`는 왕대박 왕만두집을 찾았다. 사시사철 일 년 내내 모락모락 김을 올리고 있는 대전 유성구 반석동 반석역 2번출구에 위치한 ‘왕만두천국’이 바로 그곳. 10평 남짓 조그만 가게지만 출퇴근길 직장인과 아이들 간식 사러 나온 주부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가게 안팎에서 한데 어울려 쉴새 없이 뜨거운 김을 내뿜는 찜통속 만두와 찐빵이 익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소가 훤히 비치는 일반 만두와 왕만두의 가장 큰 차이는 ‘피’에 있다. 왕만두의 피는 일반 만두와 달리 발효반죽을 쓴다. 중력 밀가루·설탕·소금 이외에 이스트를 넣는데, 따뜻한 곳에 두면 이스트가 발효하면서 부풀게 된다.

밀가루에 이스트를 넣고 발효한 반죽을 사용하는 이집 왕만두는 찜통에서 쪄내면 만두피가 살짝 부풀어 올라 흡사 찐빵처럼 부드럽고, 왕만두란 이름처럼 어른 주먹만한 크기에 푸짐하게 들어간 속과 찜통에서 갓 꺼낸 촉촉함이 매력적이다. 일단 만두피가 두툼한데, 퍽퍽한 느낌 없이 부드럽고 든든하다. 만두피와 어우러진 만두소도 무말랭이, 양파, 당면, 부추, 마늘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돼지고기의 잡냄새가 없고 담백한 것이 냉동만두에서 풍기는 화학조미료 냄새도 거의 느낄 수 없다. 쫄깃한 피와 만두소가 한데 어울려 씹히는 맛이 좋다. 맛의 비결을 묻자 허주영 사장은 “고기를 많이 넣는다고 맛있는 만두가 아니다. 채소와 무말랭이를 줄이고 고기를 많이 넣으면 도리어 느끼해지기 쉽고 퍽퍽해 오히려 맛이 없다고 느껴진다”며 그저 부추와 양파, 돼지고기 등을 넣은 소와 만두피의 적절한 배합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란다.

이집의 또 다른 인기메뉴 찐빵. 잘 발효된 밀가루 반죽에 단팥으로 속을 꽉 채운 찐빵 익는 냄새가 먼저 입맛을 자극한다. 일단 한 입 베어 문 첫 맛은 반죽이 쫄깃하면서 묵은 밀가루 냄새 없이 깨끗하다. 뜨거운 단팥 소가 수분이 촉촉하면서 크림처럼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는데 달콤한 팥 앙금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또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진 호박을 이용해 만든 단호박 찐빵도 인기메뉴. 하나 더, 맛에 먼저 감동한 식객들은 가격에 다시 한 번 감동한다. 왕만두, 찐빵 모두 단돈 1000원. 이렇게 하루 동안 팔리는 양이 엄청나다. 매일 1000-2000개씩 빚는 왕만두와 찐빵은 하루 종일 주방에서 만들어 내기 바쁘게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만두 1000원 △찐빵 1000원 △단호박찐빵 1000원 ※40개이상 배달가능 ☎042(825)7879.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평범한 찐빵과 만두지만 다른 곳과 차별화되기 위해선 무조건 제일 좋은 재료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100% 국내산 재료들로만 만들게 됐지요. 비싸게 받지 않으면서 원가를 어떻게 맞출 수 있냐고요? 박리다매죠. 손님들이 알아주시면서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습니다.”

‘만두천국’ 허주영 사장은 무엇보다 손님에 대한 신뢰와 좋은 음식 만들기를 철칙으로 삼고 있다. 한켠에선 빚고, 또 한켠에선 찌고, 담고 부산한 가운데서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그 작은 공간속 소박한 우리의 일상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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