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대전시장

민선 5기 대전시정이 출범한 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지난 4개월은 참으로 분주했고, 또 그런 만큼 보람과 성과도 컸던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HD 드라마타운의 대전 유치가 지난 9월 확정되어 민선 5기 들어 첫 번째 국책사업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세종시에 입주하려다 표류되었던 웅진에너지 제3공장과 (주)한화의 종합연구소를 대전에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불을 지폈다.

또 도심활성화기획단 설치 등을 통해 도시균형발전의 기틀이 마련되었는가 하면, 대전형 복지모델인 복지만두레가 확대 운영되는 등 나눔과 섬김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취임 4개월에 즈음하여 필자는 작지만 의미 있는 이러한 성과들을 자양분 삼아 임기 내 ‘위대한 대전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민선 5기 대전시정의 꿈과 비전을 150만 시민과 공유하고자 한다.

필자는 시장에 취임하면서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 대전’ 건설을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여기서 필자가 지향하는 ‘중심’의 개념은 단순한 자원의 독점과 편중이 아닌 구성요소들의 상호연계에 따른 집적의 의미이며, 정적(靜的)인 센터(center)가 아닌 역동성과 지속적인 자기혁신능력을 지닌 허브(hub)를 의미한다.

또한 지리적·공간적 중심이 아닌 새로운 도시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확산시키는 기능과 역할의 중심을 뜻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서울 등 수도권은 힘과 물량이 집중된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우리 대전은 용광로(melting pot)와 같이 모든 지역을 포용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것들을 균형발전 차원에서 분산시키는 ‘분산의 거점’으로서의 중심 역할을 하고자 한다.

또 정부대전청사와 더불어 세종시와의 상생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행정적 측면에서도 ‘분권의 거점’으로서의 중심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일각에서는 과연 대전이 ‘대한민국의 신중심’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우리 대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잠재된 역량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오해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전은 송시열, 송준길로 대표되는 호서사림의 중심지이자 예학(禮學)의 본고장이었다.

대전을 중심으로 한 17세기 호서명현들의 학풍과 사상체계, 예학정신이 이후 한국정신사의 주류를 이루었음을 감안할 때 지난날 대전의 학문적 위상이 녹록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 등 각종 문헌에서도 대전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길지(吉地), 복지(福地)로 언급하는 등 대전을 주목하였다.

현재도 대전은 300조 원 이상의 국부를 창출한 대덕연구단지를 품고 있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허브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경부와 호남축의 교차지역으로서 전국을 잇는 광역교통의 중심 역할 또한 담당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대전청사와 인근의 계룡대, 그리고 세종시 입지에 따른 국가행정의 중심은 물론, 21세기형 복지모델과 지방화의 길을 제시한 ‘복지만두레’와 ‘지방화 대전선언’ 등을 통해 선도적 자치역량을 보여주는 자치행정의 중심 역할 또한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대전이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가 되기에 충분한 역량은 이미 갖추어져 있다.

남은 과제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도 있듯이 이러한 대전의 특·장점을 어떻게 상호 연계하고, 또 이를 통해 대전 발전의 동력(動力)으로 삼느냐 하는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대전이 대한민국의 신중심이 되는 그날까지 피와 땀과 눈물을 다 쏟을 것이다.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발전시킴은 물론 계층과 지역을 아우르는 배려와 화합의 정신, 창의와 발전의 과학 정신, 나눔과 섬김 실천의 공동체 정신 등 대전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위대한 대전의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설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 대전’ 건설은 결코 시장이나 몇몇 市 공직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우리에게는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저력과 위대한 시민정신이 있다.

이러한 자긍심으로 150만 시민 모두가 같은 꿈과 비전을 품고, 너 나없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대전이 대한민국의 신중심이 되는 ‘위대한 대전의 시대’는 성큼 우리 곁에 다가오리라.

‘대한민국 신중심도시 대전’ 건설의 대장정에 시민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동참을 기대하며, 대전 발전과 150만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더욱 진력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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