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시비보조확대방안모색”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50년 넘도록 참가해 온 한국민속예술제에 내년도 대전시의 참가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민속예술제는 지난 1958년부터 사라져가는 민속예술을 발굴하고 전승시키기 위해 전국의 지자체들이 일반부와 청소년부분으로 나누어 참가해 경연대회를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돼왔다.

개최 초기에는 불참하거나 한 번에 여러 작품을 출품하는 지자체나 신종플루 등을 이유로 청소년부분에 불참하는 지자체는 있었지만 재정형편을 이유로 불참한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회는 전국 16개 시·도는 물론 이북 5도까지 참가해 더 의미가 깊은 행사다.

대전시는 해마다 5개 자치구가 번갈아가며 출전해왔지만 내년 출전 차례를 맞은 유성구가 총 사업비 1억2000만원 가운데 구비 6000만원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

유성구는 지난 3일 대전시에 내년 예산부족을 이유로 ‘2011년 한국민속예술제 시도별경연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민속예술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수십명이 아니라 100-200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가해야 하며 민속학자 등 전문가의 철저한 고증을 거치는 등 1년 이상의 연습기간을 가져야 하지만 현재의 재정상태로는 준비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8년에는 동구의 출전 차례였지만 재정형편 및 준비상황이 부족하다보니 대덕구가 대신 출전했으며 올해는 동구가 참가했다. 동구는 당초 시비와 구비를 6000만원씩 매칭해 진행키로 했지만 구비 부족으로 3000만원밖에 책정하지 못해 나머지 시비 3000만원은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

이처럼 나머지 자치구들도 재정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다 출전준비도 전혀 안돼있어 다른 구와 순서를 바꾸거나 대신 출전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제까지 민속예술제를 준비하면서 자치구에 적지않은 재정부담을 안겨줬음을 인정하고 구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지만 얼마나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는 민속예술제의 취지가 각 지역마다 전해내려오는 민속놀이를 발굴하고 육성해 맥을 잇는데 취지가 있는 만큼 어쩔수 없이 참가하거나 불참하는 것 보다는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유성구 관계자는 “문화예술분야는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되도록 참가하려했지만 구 전체 살림살이가 어렵다보니 어쩔 수 없이 포기한 상태”라며 “구비부담을 기존보다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문화예술과 장춘순 문화정책담당은 “타 시·도의 경우를 파악해보니 자치구 부담을 줄이는 추세에 있어 시비보조 확대를 협의하고 있다”며 “어렵게 발굴한 민속놀이를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불참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ohsurpris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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