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강은 환경변화의 척도이자 시대상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얼굴이다. 전통사회에서 강은 물자의 교류와 사람 사이의 소통이 이루어진 삶의 터전으로, 풍부한 문화적 콘텐츠를 보유한 일종의 문화자산이었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강이 오염되고 일상에서 멀어지면서, 강의 문화적 의미는 잊혀진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 때문에 강 살리기 사업은 준설이나 보 건설을 통한 친환경적 토목공사일 뿐만 아니라, 강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통해 강 문화를 복원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마디로 강에 대한 우리의 시각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강 살리기가 가져올 미래의 강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산업화 과정의 산물인 회색의 공간이 녹색의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강에 새로운 색깔과 가치를 입혀 새로운 문화 공간이 창조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문화가 흐르는 강 살리기 사업’은 바로 이 녹색 문화관광의 미래를 보여주는 청사진이다. 강 살리기 사업이 끝나면 강은 지역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사라진 강 문화가 되살아나 현대적인 가치를 지닌 강 문화가 부활할 것이다.

특히, 금강은 옛 대백제의 왕도 공주와 부여, 근현대사에서 강경으로부터 서해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을 잇는 물류의 중추였다. 상류의 영동의 무릉도원 같은 양산팔경에서 하류의 갈대숲과 하중도, 철새도래지 등 생태 자원에 이르기까지, 특색 있는 강변 경관이 오랜 역사·문화자원과 어우러진 금강은 앞으로 우리나라 녹색 문화관광의 대표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지난 대백제전을 통해 우리는 금강변 백제문화유산의 복원과 활용을 시도했다. 그 가능성을 검증한 금강의 ‘사비미르’ 수상공연은 찬란한 백제문화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향후 지속적인 개선과 보완을 통해 공연 콘텐츠를 관광상품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과거 번성하였던 금강의 포구문화를 되살려 강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겹겹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금강의 소중한 경관과 생태자원을 활용한 녹색 문화관광 개발도 앞으로의 과제이다. 금강 하류의 버려진 억새풀밭을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녹색에너지 체험마을, 태양광 유람선 운행 등, 미래의 녹색관광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금강에 대한 이 같은 문화관광적 해석을 토대로 지역문화의 활성화, 수변 생태공간의 회복, 지역산업의 활성화, 시민의 여가공간 제공, 매력있는 관광 인프라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문화가 흐르는 강 살리기 사업이 지역민의 자발적인 협조와 참여를 통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과거 금강의 영광을 되살리고, 새로운 문화와 관광이 빛을 발하여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문화 실크로드, 곧 백제문화의 진정한 부활이 기대된다.

모철민(문화체육관광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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