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나이프,'300개이상 방향서 암세포만 골라 제거

김명세(왼쪽)교수가 방사선암치료기인 사이버나이프로 시술 준비를 하고 있다.
김명세(왼쪽)교수가 방사선암치료기인 사이버나이프로 시술 준비를 하고 있다.
진화하는 방사선 암 치료

지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한 방사능의 무서운 기억과 약한 에너지를 사용한 방사선치료 시절의 많은 합병증 등으로 방사선은 ‘합병증이 많은 치료’, ‘피가 마르는 치료’ 등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더구나 항암제 치료 후의 탈모 증상도 고스란히 ‘방사선치료를 하면 머리가 다 빠진다’고 방사선 치료 탓으로 돌려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으려 하는 환자도 가끔 있다.

이러한 오해는 매우 잘못된 것으로, 최근에는 최첨단 방사선 치료장비가 암 치료의 중요한 핵심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명세 건양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사이버나이프의 장점은 암덩어리의 움직임을 따라 로봇팔이 각도를 조절하며 방사선을 쪼여 국소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이에따라 방사선 피폭에 의한 구토·오심·피부 홍반 등의 부작용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의 역사

암치료로서의 방사선의 역사는 100여 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렌트겐이 1895년 X선을 발견하면서 킬로 볼티지(KV) 수준의 약한 에너지의 방사선을 사용한 많은 실험에서 방사선이 암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증명, 보고됐다. 하지만 실제 임상 치료에서는 킬로 볼티지의 약한 에너지 때문에 우리 몸의 깊은 곳에 있는 암의 치료시 많은 정상조직의 손상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그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그후 1950년 대에 이르러 코발트 원격치료기가 개발돼 암의 치료에 이용되면서 킬로 볼티지의 약한 에너지로 암을 치료해온 의학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됐지만, 몸 속에 있는 암의 치료효과보다 먼저 나타나는 피부 손상 때문에 방사선 치료가 부정적으로 인식될 때도 있었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방사선 치료기가 암 환자에게 쓰인 것은 1970년대 초다. 강력한 4-6메가 KeV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선형가속기가 등장하고부터다.

선형가속기를 사용한 방사선수술을 시작으로 삼차원입체 방사선치료, 정위방사선치료,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영상유도 장치를 사용한 토모데라피, 사이버나이프 등이 개발되어 이제는 암 치료에서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제 치료는 가장 기본이 됐다.

◇이상적인 방사선치료란 ?

암의 치료에 이용되는 방사선은 강력한 세포를 죽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방사선의 단점은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별하지 못하여 방사선이 조사되는 부분의 세포는 암세포이던, 정상세포이던, 비슷한 손상을 주게 되어 있다. 이상적인 방사선치료란 암세포에는 강한 손상을 주어 죽도록 만들고 정상세포에는 방사선이 하나도 조사되지 않도록 하여 정상조직 손상으로 생기는 합병증이 하나라도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김명세 교수는 “가능한 한 많은 양의 방사선을 암세포에 조사하면서 정상조직에는 가능한 한 적은 량의 방사선을 조사하도록 해 치료 효과는 최대로, 합병증은 최소로 하는 것을 목표로 방사선 치료장비가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ㄷ다.

방사선치료는 삼차원 입체 방사선치료 →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 영상유도 세기 방사선치료 → 감마나이프 → 사이버나이프 → 토모테라피 등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인 치료법은 개발되지 못하여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방사선치료의 발전 방향

한 의학 교과서(로봇방사선수술. 호흡시 움직이는 장기종양의 방사선치료 Robotic Radiosurgery. Treating tumors that move with respiration.2007, Foreword VII)에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토모테라피, 사이버나이프로 같은 암 부위(폐)를 치료했을 때의 방사선 조사량을 조사한 결과가 실려 있다.

암조직에는 가능한 많은 방사선량을, 정상조직에는 적은 량의 방사선을 조사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하단 그림 삽입>

결과는 세가지 치료법 모두가 암조직에는 비슷한 량의 방사선이 조사되었으나 정상조직에서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토모데라피 〉사이버나이프 순으로 나타나 현시점에서는 사이버 나이프가 가장 효율적인 치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명세 교수는 “결론적으로, 향후에도 방사선 치료는 계속 발전할 것이며 지금 이 시점에서는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이버나이프가 가장 이상적인 치료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여러 방사선 치료장비에 대한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없는 것은 지속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재철 기자 kjc1777@daejonilbo.com

도움말 : 김명세 건양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최신 방사선 치료장비는 뭐가 있을까?

△세기조절방사선치료

세기조절 방사선조사란 방사선조사 빔의 크기를 매우 작게 해(pencil beam) CT에서 얻은 영상을 바탕으로 종양의 부피에 따라 방사선의 세기를 컴퓨터로 조절하게 하면서 몇 개의 방향에서 조사하여 정상조직에는 최소한의 방사선을, 암조직에는 가능한한 다량의 방사선을 조사함으로서 치료효과를 높이면서 합병증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토모테라피

토모테라피는 세기조절 방사선이 몇 개의 방향에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대신에 CT 촬영때 처럼 360도로 회전하면서 얻어지는 영상에 맞추어 세기조절 치료를 하는 방법이다.

△사이버나이프

사이버 나이프란 토모테라피에서 360도로 방사선조사 부위가 회전하면서 얻어진 영상에 맞추어 세기조절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에 비해 훨씬 다양한 각도에서 로봇 팔에 장착된 방사선 치료 장치로 환자의 호흡과 장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지정된 정확한 부위에서 방사선을 조사하게 하는 치료 방법이다.

특히 다른 방사선 치료기가 4-6개 방향에서 방사선 빔을 환부에 보내는 반면 사이버나이프는 200-300개 이상의 방향에서 방사선을 보내 그 초점을 암 조직에 집중시킬 수 있다.

△감마나이프

감마 나이프란 201개의 코발트 소스를 장착한 헬멧을 사용하여 주로 뇌암의 치료에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폐암, 간암, 췌장암등의 몸통의 암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종양위치를 추적하기 위한 고정프레임을 사용하기 위하여 나사 혹은 핀을 머리에 삽입시켜야 함으로 치료 시작에서 끝까지 환자의 불편이 많다는 점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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