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출동! 화재출동! 당진읍 원당리 00아파트 12층 연기 다량분출. 전차량은 신속히 출동하기 바람.”

갑자기 소방서를 긴장케 하는 출동지령이 들려온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 굴절사다리차 등 가용차량이 모두 출동한다. 상황실은 현장의 정보 수집과 동시에 아파트 관리실에 피난방송, 소방차량 공간 확보 등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

지휘차에 탄 대응팀장은 출동하면서 작전구상과 작전지시에 분주하다. 구조대에 신속한 현관문 개방을 지령한다. 잠금장치 파괴, 로프를 이용한 접근, 거는 사다리 활용 등 현장상황에 맞는 방법을 택하라고 한다. 진압요원들에게는 옥내소화전 점령과 여의치 않을 경우 연결송수관을 활용해서 진압하도록 지시한다. 굴절사다리차는 접근이 턱없이 부족하니 요구조자의 투하에 대비 에어매트 설치도 지시한다. 현장에 도착하니 다행히 가스레인지를 켜 놓고 집을 비운 사이 음식물이 타버린 것이다. 모든 직원들은 한숨을 내쉬고 긴장되었던 순간을 마무리한다.

지난 10월에는 부산해운대구의 38층 초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입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고가사다리차가 화재구역까지 접근할 수 없어 소방관들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또한 3월에는 서울 강남구 13층 아파트 화재시 구조를 기다리던 시민이 화마의 연기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생명을 잃는 사고도 있었다.

최근의 건축물은 토지이용의 극대화와 조망권의 선호 등으로 고층화되고 있으며 내부의 고급자재 차별화와 맞물려 다양한 종류의 가연물이 사용되어 화재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리 당진군도 동북아 물류중심 도시로 급부상하고 잇단 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인구유입의 급증으로 고층건물이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우리의 고층건물 진압대책은 여러 가지 정황이 녹록지 않아 걱정이 많다.

최선의 방법은 스프링클러 등 자동화 소화설비가 제 기능을 발휘하여 초기에 진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굴절사다리차를 이용한 방법이지만 우리 서에서 보유한 굴절사다리차는 전개범위가 27m로 9층까지만 접근할 수 있다. 이마저도 현장에 도착하면 차량의 운용 공간 확보가 어렵고 고압선 등 제약요건과 출동거리, 전개시간 등 활용하는데 물리적 한계를 갖고 있다

다음은 대원들이 현관문을 파괴하여 개방하든가 또는 로프 활용 및 거는 사다리를 이용하여 현장에 진입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을 해야 한다. 많은 시간이 소비되어 자칫 작전에 실패하고 연소 확대만 저지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동절기를 맞는다. 화재를 남의 탓, 남의 일, 남의 공간이 아닌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화재요인 제거 등 예방활동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필요할 때이다. 특히 화재 발생시 당황하지 말고 지혜롭게 대처하여 가용장비를 활용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우리의 귀중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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