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향기(전주식백반전문점)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 보면 꼭 생각나는 것이 백반, 하지만 마지막 선택의 순간엔망설여지기 쉬운 메뉴도 역시 백반이다. 먹고는 싶지만 반찬도 거기서 거기인 것 같고, 먹고나면 왠지 부족한 기분에 가격부담까지…. 정말 맛있게 잘하는 백반집 찾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이유. 하지만 이제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듯. 대전 서구 만년동 KBS방송국 뒤편에 싱싱한 나물과 20여가지의 맛깔스런 밑반찬들이 한상 가득 나오는 백반집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식백반전문점 ‘전주향기’는 전주가 고향인 주인이 직접 지리산 산나물과 강원도 산야초 등 각종 나물을 바로바로 식탁에 올리기 때문에 처음엔 싱싱함에 놀라고 다음엔 푸짐함에 또 한번 놀라게 한다. 이미 웬만한 미식가들 치고 이집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과 정갈한 음식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음식보다 더 맛깔스런 주인장의 입담과 넉넉한 인심에 반해 단골이 된 손님도 부지기수.

이집의 대표 메뉴는 향기정식. 일단 음식을 주문하면 테이블 한켠에 따뜻한 숭융과 함께 입맛을 돋우게 하는 고사리, 버섯, 다래순, 방풍나물, 토란, 뽕 등 지리산 산나물과 민들레, 오가피 등 강원도 산야초가 한상 가득 나오는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밥을 입에 떠 넣으면 ‘달콤, 고소, 향긋, 쫄깃’ 갖가지 오묘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자극적인 음식에 취한 미각을 되살려 주는 듯. 여기에 짭짤 새콤한 맛의 조개젓과 양념게장, 삶은 묵은지, 잡채, 상추샐러드, 부침게, 돼지불고기, 계란탕, 청국장도 나오는데 색다른 맛과 함께 푸짐한 양이 마음에 쏙 든다. 갖가지 반찬들은 자연식 그 자체, 보통 식당에선 양념맛이지만 ‘전주향기’에선 재료 그대로의 맛이 살아있어 생식, 또는 선식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모든 음식이 담백하고 맛깔스럽다. 여기에 우거지국, 미역국, 콩나물국 등 그날그날 바뀌어 나오는 다양한 종류의 국이 식욕을 절로 돋우게 한다.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고 나면 배가 든든, 점심식사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말 그대로 집에서 먹는 그대로의 정갈하고 맛깔스런 음식에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져 인근 직장인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집은 또 정식과 함께 양념꽃게장, 황태구이, 매운갈비찜, 삼겹수육, 홍어사합 등 다양한 일품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직장인 회식이나 가족 외식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하나 더, 이런 싱싱한 나물과 일품요리를 대전 노은동에서도 즐길 수 있는데 노은역 2번출구에 위치한 ‘전주향기 노은점’은 이집의 모든 메뉴가 똑 같이 제공되고 있다. △향기정식 6000원 △향기스페셜정식 1만원 △산야초비빔밥 5000원 △황태구이 1만1900원 △황태구이 1만1900원 △매운갈비찜 1만9900원 △묵은지갈비전골 1만9900원. ☎042(476)2600.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250석. 전용주차장

우리집 자랑

“음식은 대하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을 보여주기도 하고 보여주지 않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대하면 저절로 본래의 맛이 느껴지거든요.”

‘전주향기’의 주인 김공란씨는 무엇보다 음식과 손님에 대한 정직과 신뢰의 자세를 강조한다. 또한 음식은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눈과 귀로도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정갈함과 청결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씨는 음식은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마음이 정성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좋은 재료만 보면 항상 무엇을 만들어 드릴까 고민한다는 김씨, 음식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의 마음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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