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피란민 애환 감동과 눈물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원로가수 고(故) 현인이 불러 사랑받았던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이 오는 29일부터 3일 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바로 6·25 전쟁 당시 가장 극적이었던 ‘흥남부두 철수’와 ‘장진호 전투’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생명의 항해’다.

이준기, 주지훈 등 연예병사들의 출연으로 더 관심을 받고 있는 생명의 항해는 1950년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흥남부두에서 1만4005명의 피난민 등을 태웠던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아 호’에 얽힌 얘기로 60년만에 뮤지컬로 들려준다.

생명의 항해의 시대적 배경은 6·25전쟁이다. 이야기를 이끄는 상당수의 배역이 군인이다. 그래서 실제 현역 군복무 중인 이들이 공연에 참여했다. 인기 배우 이준기(국방홍보원 소속)는 극 중 ‘해강’이라는 인물로 나온다. 해강은 전체 극을 주도하는 주인공. 해강이 전쟁 중 가족을 남쪽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북쪽으로 오면서 본격적인 공연은 시작된다. 드라마틱한 내용전개를 위해 주인공과 대립각을 세우는 라이벌 인민군 장교 ‘정민’ 역은 역시 배우 주지훈(육군 특전사령부 소속)이 맡았다. 정민은 전체 공연의 상당부분을 팽팽한 긴장감과 위기감으로 몰아넣는다.

해강의 동생 ‘금순’과 로맨스를 만드는 미군병사 ‘데이비스’ 역은 배우 김다현(육군 50사단 소속)이 맡았다. 김다현은 뮤지컬‘헤드윅’, ‘돈주앙’ 등에 출연한 뮤지컬계 꽃미남 스타다.

평균 10: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을 통과한 군 장병 배우 42명도 무대에 오른다. 실제 현역장병이 펼치는 연기이기에 더욱 실감난다.

전체 공연을 이끄는 이들 삼총사의 연기력에 손현정(금순 역), 문종원(라루선장 역) 등 전문 뮤지컬 배우들도 가세한다.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의 연출자 윤호진이 총감독을 맡았다.

이 공연은 6·25 전쟁 발발 60주년에 맞춰 국방부와 (사)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국방부는 실제 총기와 무전기 등 군사관련 물품을 소품이 아닌 실제 군장비를 동원했다. 총격신과 폭파장면은 공기를 이용해 물체를 폭파하는 특수효과 기술이 쓰였다.

국방부는 이번 생명의 항해를 통해 안보의식과 애국심 등을 관객들에게 심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최측은 ‘천안함 사태’, ‘대승호 나포’ 등 북한정세 관련 뉴스로 떠들썩 했던 올해였던 만큼 관객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서울공연이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하며 2만여 명이 본 만큼 이번 대전공연에 대한 기대도 높다.

주최 측 관계자는 “6·25전쟁은 끝난 게 아니라 멈춘 것이다. 전쟁세대와 전쟁 후 세대를 이어줄 수 있는 소통의 역할을 이번 공연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4만4000원-6만6000원. ☎042(610)2222

김수영 기자 swim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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