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관리

송영래 을지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

산욕기란 분만으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낫고 자궁및 신체의 각 기관이 임신전 상태로 회복되기까지의 기간으로 정의되며, 대개 산후 약 6주간을 말한다.

출산 후 몸이 회복될 때까지 집안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단, 가만히 누워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자궁이 수축되면서 뒤로 구부러질 가능성도 있고, 분만 직후 아기와 함께 태반이 떨어지면서 배출된 혈액이 오랫동안 고여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기보행을 함으로써 방광장애나 변비, 정맥혈전이나 폐색전증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하복부에 힘을 주는 일은 삼가야하며 될 수 있으면 엎드려서 눕도록 한다.

출산 직후 산모는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고른 영양섭취로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며 단백질 탄수화물 및 지방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혈과 오로로 인해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과 철분 섭취가 가장 중요한데 생선, 육류, 간, 달걀, 우유, 콩제품 등과 녹황색 채소가 도움이 된다.

부부관계는 가능한 분만 6주가 지난 후 회음부나 질의 손상된 부위의 회복정도, 자궁복구 상태에 대한 진찰을 받은 후 가지는 것이 좋다. 출산으로 인해 질 점막이 약해진 상태인데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상처가 질 속이나 밖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후관리에도 지나침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산후관리라 하면 뜨거운 방에서 움직이지 않고 누워서 미역국을 먹으며 삼칠일을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산부인과 송영래 교수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무리하게 땀을 내는 것은 출산 후 탈진한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며 방의 온도는 일반인이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온도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한 음식도 마찬가지, 산후에는 고른 영양섭취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잉어 가물치 등 고열량 식품을 섭취하거나 미역국만 먹는 것은 영양소의 불균형을 불러일으켜 산모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백질과 철분 섭취에 신경쓰되 고른 영양섭취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출산 후 호르몬의 변화와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갑작스럽게 우울감을 겪는 산모들도 많다. 가볍게 오는 경우가 있는 반면 10-15%의 여성들은 심한 우울증을 겪게 되는데 이를 산후우울증이라고 한다. 이 때는 가족들의 따듯한 보살핌과 남편을 비롯한 가족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과, 산모는 육아와 가사를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집착과 조급함을 버리고 매사 긍정적인 자세로 즐겁게 생활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신과적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받아야하는데 치료되지 못한 산후우울증의 약 20% 경우에는 만성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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