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바깥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 오며 아이들의 부상도 많아지고 있다. 아이들이 가장 입기 쉬운 사고는 바로 성장판 손상. 성장판이 손상 될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심한 후유 장애 또는 관절의 변형이 생길 수 있으므로 놀이도중 아이들이 무릎이나 발목, 손목 등을 다치면 반드시 성장판 손상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성장판이란 무엇이며 왜 위험한지, 또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를 건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 허윤무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성장판이란?

성장판(Growth plate)은 골단판(Physis 또는 Epiphyseal plate)이라고도 불리며 뼈의 성장을 일으키는 성장세포를 포함한 연골판으로, 뼈의 길이 성장을 담당하고 있는 부위다. 성장기에 있는 소아에서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발목, 무릎, 대퇴골, 척추는 물론이고 손가락, 발가락에도 존재하며, 뼈(장골)들의 끝부분(주로 관절 주위)에 골단과 골간단 사이에 있다. 개인 및 성장판의 위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만 14-15세 사이에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하여 만 19-20세경 성장이 끝나게 되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1-2세 먼저 성장이 끝나게 된다.

◇성장판 손상

이렇듯 성장기 아이들에게 중요한 성장판은 뼈 사이의 연골이므로 외부로부터 조그만 충격이 있어도 쉽게 손상을 당할 수 있다. 성장판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외상으로, 전체 어린이 골절의 20-30%가 성장판 손상 골절에 해당된다. 이처럼 어린이들에게는 상당히 발생 빈도가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과거에는 성장판 손상의 대부분이 교통사고였으나 요즘에는 스케이트보드, 인라인 등의 비교적 위험한 레포츠와 놀이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므로 성장판 손상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다.

또 소아기에는 성장판이 관절 주위의 인대보다 약하기 때문에 인대 손상 또는 관절 탈구 보다 성장판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성장판의 손상은 외상 이외에도 감염, 종양, 신경-혈관계 손상, 열상(피부가 찢어짐), 방사선 조사 등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성장판 손상에 의한 후유증은 성장판 손상의 형태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 성장판 손상 후 성장 정지 손상(Growth arrest)은 1-10%에서 발생한다. 가벼운 성장판 손상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며, 청소년기와 같이 잔여 성장 시기가 적은 경우 큰 후유증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골절이 일어난 부위의 성장판이 전체적으로 손상된다거나, 또는 부분적 손상이더라도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후유 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성장판을 다친 이후 후유증 발생 여부를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시점은 성장이 완료된 사춘기 이후이다. 일반적으로 손상 후 2-6개월에 징후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1년이 지나서도 확실하지 않을 수 있어 장기적인 추시 관찰이 필요하다.

후유증의 형태를 살펴보면 손상 부분이 조기에 골 유합(붙어버림)이 되어 발생한다. 성장판 전체가 조기 유합되면 성장이 멈추게 되고, 이로 인해 다리나 팔의 길이가 짧아지게 된다. 성장판이 부분적으로 유합되는 경우 한 쪽만은 성장이 되지 않고 다른 부분은 성장이 되어 관절이나 팔,다리의 변형(휘어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단축(짧아짐)과 변형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단, 팔은 어깨, 팔꿈치, 손목에서, 다리는 엉덩이 관절, 무릎, 발목 관절에서 길이 성장이 일어나므로 한 부분의 손상으로 전체적인 성장이 모두 멈추는 것은 아니다. 팔보다 체중을 지탱하는 다리에서 길이 단축 및 변형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무릎 관절 주위의 성장판은 다른 부위보다 성장이 왕성한 부위이므로 단축이나 변형 정도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증상 비슷한 성장통과 성장판 손상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가볍게 다친 후에 계속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성장판 손상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통증이 성장통일 수도 있다. 성장통은 보통 4-7세부터 시작해서 6-7세의 아이들의 경우 14%, 8-19세 사이에는 16%의 아이들이 통증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성장통일 경우에는 운동이나 활동이 많은 날 주로 통증을 호소하며, 주로 저녁이나 밤에 양쪽 다리 부분의 통증을 호소하지만, 다음날이면 멀쩡하게 잘 뛰어 논다. 통증 부위가 애매한 경우가 많으며, 허벅지 앞부분, 장딴지, 무릎 뒤쪽, 엉덩이 쪽으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휴식에 의해 통증이 호소되지 않고 낮 동안에도 계속 통증이 있거나, 같은 부위에서 일주일 이상 통증이 지속 될 경우에는 골절(성장판 손상)을 의심해야한다. 따라서 성장통일 경우에는 별다른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사라지게 되지만, 성장판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와 예방

아이들이 넘어져 다치면 골절이 아닌 이상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심하게 넘어졌거나 통증을 계속 호소한다면 꼭 골절이 아니더라도 성장판 손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성장판 손상이 의심될 때는 골절을 입은 다리 뿐 아니라 다른 쪽도 방사선촬영을 하게된다. 성장판 손상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정상인 쪽과 비교분석 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판이 눌리거나, 늘어나 있는 손상 형태는 손상 즉시 양측 촬영을 해도 잘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최초 촬영으로부터 1-2주 후 재촬영을 받는 것이 좋다.

성장판 손상으로 나타나는 후유증의 치료는 한가지 방법 또는 몇 가지 치료법을 동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우선 성장할 기간이 2년 이상 남아 있고 손상 부위가 전체 성장판의 50%를 넘지 않는 경우는 손상 부위(골교 부위-뼈로 변해 성장이 멈춘 부분)를 제거해, 더 이상 변형이 진행되지 않도록 방지하게 된다. 성장이 끝났거나, 이미 변형이 생긴 경우에는 교정술 및 골 연장술을 시행해 교정할 수 있다. 또는 반대편의 성장판 유합술을 시행해 성장을 인위적으로 지연 또는 중지시켜서 길이 차이를 교정할 수 있다.

성장판은 일단 손상되면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인라인스케이트나 퀵보드, 자전거 등 위험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보호대를 착용하도록 하고, 운동 전에는 반드시 관절을 풀어주고 유연하게 한 다음 시작하는 것이 성장판 손상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김재철 기자 kjc1777@daejonilbo.com

도움말: 건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 허윤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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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무 정형외과 교수는 놀이도중 아이들이 무릎이나 발목, 손목 등을 다치면 반드시 성장판 손상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무 정형외과 교수는 놀이도중 아이들이 무릎이나 발목, 손목 등을 다치면 반드시 성장판 손상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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