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논산 쌘뽈여고 교사>

30일간의 ‘2010 세계대백제전’이 10월17일 막을 내렸다. 예상 관람객수가 당초 260만 명에서 369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 초과 달성됐다. 지역경제 발전 효과는 240억 원이라고 한다. 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충청인들에게 주는 대단한 자긍심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다. 중앙정부도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연 행사로는 참으로 대단한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 갖가지 기록을 경신하며 지역축제로 열리는 행사 가운데 최고로 자리 잡은 셈이다. 공주시와 부여군 합동으로 치른 행사로는 국내 최고의 행사였다고 칭찬하고 싶다.

백제문화권역은 넓고 많다. 백제부흥군의 주력이 존재했던 임존성(예산)과 주류성(홍성) 그리고 계백장군의 황산벌(논산) 외에도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등은 부여와 공주보다 더 넓은 백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대백제전에서 소외되고 있다. 어찌보면 소외가 아니라 관심이 아예 없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성공한 문화축제인 대백제전은 한국전쟁이 끝난 후 아주 어려운 시기에 부여군 규암면을 중심으로 나룻배를 소유한 뱃사공들과 뜻 있는 군민들이 모여 1400년 전 조상 백제인을 위하여 시작한 백제문화제가 그 시초였으며, 그것이 오늘날 이러한 성과를 거두게 된 밑거름이었던 것이다. 그들이 고대 백제인의 예술성과 동아시아 교류, 그리고 백제의 혼을 오늘날 백마강 위에 되살려 놓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논산시다. 대백제전 사전협의회에 논산시 관계자도 참석은 했으나 모든 것은 공주와 부여의 행사로 생각하고 있는 게 문제의 출발점이다. 황산벌 전투재현 행사를 논산천 둔치에서 열기는 하지만 논산시 공무원 및 관계자들이 몇 명이나 관여하는지 궁금하다. 필자도 지난 4월께 황산벌 전투지현 행사를 위한 사전협의회에 참석했다(소설 ‘황산벌의 침묵’ 작가 자격으로). 사비성과 인접해 있고 계백장군 혼이 서려 있는 논산천 둔치 행사도 논산에서는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뒷바라지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논산의 역사적 문화를 살리는 데 일찍부터 준비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 뒷짐만 지고 볼 게 아니라 논산 황산벌의 특징을 살리는 논산만의 이벤트를 역사에 걸맞게 만들자는 건의를 논산시에 하고 싶다.

계백장군의 군대가 논산 은진면 득안성에 주둔하고 있을 때 사비성으로부터 신라군이 탄현을 넘어 논산 양촌면 도평리로 진군해 들어온다는 파발마의 전갈을 받고 계백장군 군대는 황산벌로 행군했다. 이러한 역사적 토대 위에서 득안성과 황산벌이라는 이벤트도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필자는 이제라도 득안성에서 황산벌로 진군하는 백제의 계백군대와, 사비성으로 진군하려는 신라의 김유신 군대를 한데 모아 논산의 문화축제 행사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초라할지 모르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침착하게 한발 한발 진행하면서 부족한 면은 보완하고 고증한 다음 논산의, 논산에 의한, 논산을 위한 황산벌 축제를 만들어 명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

후삼국시대의 왕건과 견훤 일가족의 비운도 황산벌의 역사요, 조선시대 여산의 군사훈련소와 지금의 논산 육군훈련소도 황산벌 역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육·해·공 3군본부가 있는 논산에 이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적 행사를 만들어 후손들에게 교육적으로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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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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