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은 암 더 키울 수 있어

강영우 건양대학교 소화기센터 교수는 간암의 예방 또는 조기발견을 위해 만성간질환자나 간염 보유자 등의 간암의 고위험군에서는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우 건양대학교 소화기센터 교수는 간암의 예방 또는 조기발견을 위해 만성간질환자나 간염 보유자 등의 간암의 고위험군에서는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은 침묵의 장기이다. 술이나 스트레스로 간을 혹사해도 참을 수 있는 한 묵묵히 견뎌낸다. 그러다가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는 순간부터 급속도로 나빠져 그 후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회복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남자 인구 10만 명당 약 31명, 여자 인구 10만 명당 약 8명의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남자 32.3명, 여자 10.0명으로 OECD 21개국과 비교해 볼 때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월 20일 ‘간의 날’을 앞두고 간암에 대해 알아본다.

◇피곤하고 체중이 확 줄게되면 간암의 ‘적신호’

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별로 없어 몸이 피곤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헛배가 부르고 복부 오른쪽 윗 부분에 불쾌감이 느껴지는 등 막연한 증상이 대부분이다. 주의할것은 증상이 아예 없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간암을 예방 또는 조기 발견하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또한 알콜과 무분별한 약물 복용 및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 등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의 진행을 빠르게 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다음의 증상이 있으면 간암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유난히 피로감을 느낄 때 △체중이 갑자기 3-5kg 줄어들 때 △오른쪽 윗배가 갑자기 아프거나 불쾌감을 느낄 때 △황달이 생길 때(물론 기존의 간염이나 간경화증의 악화로도 황달이 생길 수 있다) △오후에 열이 나고 밤에 땀을 많이 흘릴 때 △간암의 진행으로 간이 커져 환자 자신의 오른쪽 윗배에 굳어진 것이 만져질 때 등이다.

◇원인과 예방

간암의 원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연관된 경우가 약 70%, C형간염 바이러스와의 연관이 약 10-20% 정도이나, 구미에는 알콜성 간경화증이 흔하다. 만성 간염이 20년 내에 48%에서 간경화로 되고, 35%에서 간암으로 될 수 있다. 따라서 간암의 예방은 곧 이러한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성 간염의 주요 전염경로는 어머니에게서 아기로 전염되는 수직 감염, 수혈, 성 접촉, 가족 내 수평 감염 등이다. 특히 B형 간염은 주로 수직 감염으로 전염되는데, 이는 어른에서 감염 시에 만성간염이 될 가능성이 약 10%인데 비해, 만성화될 확률이 약 90%에 이를 정도로 높다. 따라서 산모가 B형 간염에 걸렸으면 아기에게는 태어난 즉시 B형 간염 면역 글로부린과 B형 간염 백신을 주사해야 한다. 그리고 면역의 표시인 B형 간염 표면항체가 없는 아이는 학동기 전에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C형 만성 간염에서는 간경화증이 서서히 진행되어, 20-30년이 지나서야 C형 만성간염환자의 약 30% 이상에서 간경변증이 생긴다. 그러나 젊은층에서 C형 간염에 걸리면 50세 이후 50% 이상이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 등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되며, 특히 젊은 연령에서 불법문신으로 인한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외에 술은 간암 발생이 6배까지, 담배는 최고 3-4배까지 높아진다. 그러므로 B형과 C형 간염환자는 술.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치료는 어떻게 해야할까?

간에 생기는 악성 암은 수술로 암이 있는 부분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간은 하나뿐이며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이기 때문에, 장기 전체를 제거하는 것은 어렵고 초기에 부분 절제로 치료하고 있다. 노년층과 간기능이 저하돼 있는 말기 환자 등 많은 경우에서 수술로 절제가 불가능하고 수술을 하더라도 남은 부위의 간에 다시 암이 생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간동맥색전술과 간동맥내 항암제 주사, 피부를 통하여 가는 바늘을 통하여 간암을 고주파로 태우거나 알코올을 주사하는 치료, 초음파를 통하여 간암조직을 냉동시키는 치료, 동위원소를 간암에 주사하는 홀뮴치료, 3차원 방사선 치료, 로봇사이버나이프치료, 면역치료, 유전자치료 등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현재 많이 쓰이는 치료법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고주파열치료술’은 고온의 열을 이용하여 종양세포를 괴사시키는 최신 치료법으로 4cm이내의 작은 간세포암의 국소 치료에서 높은 괴사율과 적은 합병증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이 확인되어 간내 악성 종양의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시술 방법으로는 초음파 유도 하에 특수 전극을 종양 내에 삽입한 후 고주파 영역에서 교차하는 전류를 통하게 하면 불안정해진 종양세포내의 이온들이 흔들리게 된다. 이때 섭씨100도 전후의 마찰열이 발생하게 되며 이 마찰열을 이용하여 치료하게 된다. 고주파열치료술은 전신마취나 개복수술을 받아야 될 필요가 없고 간 기능이 나쁘거나 혹이 깊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시행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치료에 비해 여러 번 반복 치료할 필요가 없으며, 입원기간이 짧고 합병증이 경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간암의 방사선 치료’는, 과거에는 정상간에 손상을 주어 문제가 되었으나, 최근에는 3차원 방사선치료가 도입돼 정상간에는 해가 없이, 간암에만 보다 많은 방사선을 줄수 있다. ‘로봇 사이버나이프’는 다른 치료법이 어려운 경우 2-3회의 치료로 도움이 된다.

최근 장기이식 기술의 향상으로 ‘간이식’을 시도해 볼 수도 있으나 재발과 비용 등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생체간이식의 도입으로 치료율과 그 적응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강영우 소화기센터 교수는 “간암의 예방 또는 조기발견을 위해 만성간질환자나 간염 보유자 등의 간암의 고위험군에서는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또한 알콜과 무분별한 약물 복용,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 등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의 진행을 빠르게 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10년 전만 하더라도 ‘간암으로 판정 받으면 6개월을 못 넘긴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검사방법의 발달로 조기 발견율이 높아졌고 첨단치료법들이 개발돼 ‘간암도 고칠 수 있거나 관리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간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의 절제된 생활과 희망을 잃지 않는 투병 의지임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강조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센터 강영우 교수

[약력]

부산의대 졸업

대한소화기학회 평의원

대한 간학회 평의원

대한 소화기 기능성질환·운동학회 회장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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