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식 유리잔도 사용했다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된 유리조각이 1400년 전 서역에서 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지역 고분 등에서 로마양식 유리그릇이 출토된 적은 있지만 백제 지역에서 수입유리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지난 1993년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한 유리 조각에 대한 정밀조사 및 성분 분석을 실시한 결과 당시 외국에서 수입된 서방계 유리그릇으로 추정된다고 15일 밝혔다.

이것은 6세기 중엽 백제 수도 부여에서 교역으로 들여온 유리잔을 사용했다는 증거로, 당시 대외교류의 한 면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 유리조각들을 ‘주사전자현미경분석기’를 통해 관찰한 결과 모두 ‘소다유리’로 서역 유리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유리그릇의 아가리 조각인 황갈색 유리은 그 성분이 신라시대 돌무지덧널무덤인 ‘황남대총’ 출토 유리그릇과 거의 일치해 한반도 유리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쓰일 전망이다.

보다 세부적 연구 결과는 10월 부여박물관에서 개최하는 국제 학술 심포지움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출토 유리조각들은 10월 31일까지 부여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백제 중흥을 꿈꾸다-능산리사지’ 특별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수영 기자 swim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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