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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의 아이콘에 대한 단상

2010-09-16기사 편집 2010-09-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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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을 반추해 보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들이 있다. 어젠다나 이념, 정책이나 국정 운영의 기조에 이르기까지 당대를 관통했던 상징어들이 지금도 회자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시대 상황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긍정과 부정의 평가를 받으며 오늘날 타산지석이 되기도 하고 교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까운 현대사를 거슬러 올라 가면 박정희 정권을 비롯해 전두환, 노태우 정권, 김영삼(YS) 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이명박(MB) 정부를 꼽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 대통령의 이름 뒤에 정권이나 정부가 붙게 마련인데 ‘정권’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군인 출신의 대통령들에게 이에 해당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다. 사전적으로는 별반 나쁜 뜻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썩이나 좋지 않은 이미지가 배어 있다. 인권을 등한시 하거나 사회적으로 권위나 비민주성이 팽배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정희 정권 하면 유신 독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1972년 계엄령 선포에 의해 헌정이 중단되고 유신헌법을 공포해 장기 집권을 담보했지만 결국 국민적 저항과 함께 비극적인 종말로 끝이 났다. 공(功)으로는 새마을 운동과 산업화 등을 통한 한국 경제 성장의 토대를 닦은 것은 지금에도 높이 평가된다.

전두환 정권은 집권의 한계성으로 인해 달고 다니는 수식어는 어두운 게 대부분이다. 권위주의니 군사정권, 독재, 인권 탄압 등이 그 것으로 국민들이 고통과 신음 속에 살았음은 이젠 기억의 편린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반작용으로 민주화의 주춧돌이 된 5·18과 6월 항쟁도 이 정권에서 태동됐다.

곡절 끝에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노태우 정권은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양하는 과도기적 성격을 띠었다. 정책이나 국정 과제 수행에 있어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해 ‘물태우 정권’이라는 호사가들의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오랜 민주화 투쟁 끝에 정권을 잡은 YS 정부는 항상 ‘문민(文民)’이라는 말이 따라 다녔다. 문민은 기존 군사 정권과 차별화되는 이름이었다. 금융 실명제와 지방자치제 도입 등이 업적으로 꼽히지만 임기 말 측근 비리와 IMF로 곤혹을 치렀다. 환란의 영향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설 자리를 잃었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다음 정부로 넘어 가게 됐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 교체를 실현한 김대중 정부는 국민의 정부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문민의 시대에서 국민의 시대로 아이콘이 변화된 것이다. 이때부터 민주화와 인권 문제가 서서히 자리잡게 되고 통일 문제가 공론화되는 시점이었다. 대북문제와 관련해 햇볕정책은 당시의 주요 어젠다였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참여 정부로 명명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명칭이 결정됐다. 국민들의 참여를 유독 강조했는데 국정운영 시스템도 그런 측면으로 작동됐다. 진정성과 소통이란 말이 유행어가 됐고, 색깔로는 노란색, 사후에는 ‘바보 노무현’으로 기억됐다.

임기 반환점을 돈 이명박 정부는 최근까지 뚜렷한 아이콘이 없는 듯하다. 대선 당시 ‘경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붙긴 했지만 지금에 와서 별반 체감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어젠다로 떠오른 ‘공정한 사회’가 과연 어떻게 평가 받을지 관심사다. 임기 후반에 구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역대 정권의 그것처럼 명멸하다 사라질지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난제들이 수두록하다는 점이다. 각 분야에서 불공정 사례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는 얘기다. 얼마전 청문회에서 입증됐듯이 나라를 이끌고 갈 고위 공직자들이 병역 문제를 비롯해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위장 전입에서 자유로운 경우는 드물었다.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있듯이 이는 불공정 사례가 많다는 방증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는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외교통상부의 자녀 특혜 입학이 국민들에게 박탈감이란 상처를 안겨 줬고, 지자체나 기관에서 얼마나 또 이런 일들이 있는 지 알 수 없다. 불공정의 경우는 다른 분야에서도 비일비재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공정한 사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그 사회가 가야할 이상적인 지향점이다. 역대 정권의 오랜 과제이자 국민들의 여망임은 물론이다. 이 문제를 명쾌하게 푼다면 후대에 ‘공정 정부’라는 별칭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낱 추상적인 구호에 불과했다는 냉혹한 평가가 내려질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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