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살결에 선명한 마블링 혀끝에서 살살

백년화로(한우암소전문점)

‘알뜰 한우’가 인기다. 알뜰 한우란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고급 쇠고기를 말한다. 뛰어난 맛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쇠고기전문점이 있다면 당연히 눈에 띄기 마련이다.

쇠고기에 있어서 더 이상의 등급을 불허하는 1등급+(플러스) 한우 암소만을 엄선해 식탁에 올리고 있는 대전시 서구 월평도 계룡건설 네거리 S-OIL주유소 뒤편에 위치한 ‘백년화로’ 가 바로 그 집.

‘백년화로’는 김재홍 사장의 아버님이 운영하는 충북 옥천농장에서 직접 잡아 가져오기 때문에 언제나 좋은 고기를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중간 유통과정을 과감히 생략함으로써 가격도 20-30% 정도 낮춰 손님들에겐 그야말로 일석이조.

이집에서 가장 자신 있게 내놓는 메뉴는 바로 ‘한우암소특수모듬’, 최고급 육질 한우 암소의 각 부위의 맛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추천 대상 1위다. 신선한 살결 사이사이 선명하고 가지런하게 박힌 마블링이 한눈에 봐도 일반 쇠고기와는 차원이 다름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갈빗살은 눈으로도 보이는 찰지고 검붉은 살결이 아직 살아있는 듯 불끈불끈하다. 고기 사이의 막까지 예리하게 분리해 낼 정도로 정교하게 손질한 각 쇠고기는 부위별로 맛도 천양지차. 마블링이 강한 등심·안창살·토시살이 풍부한 육즙에 부드러운 육질 강한 향을 자랑한다면, 근육질로 이루어진 치마살, 갈빗살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은 물론 씹을수록 풍성해지는 고소한 육즙과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 핏기가 가시자마자 소금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면 안창살은 씹는 순간 입안 가득 적셔드는 달콤한 육즙과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이 혀끝에서 살살 녹아든다.

육사시미와 알싸한 초밥이 어울린 한우부위별 초밥은 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맛. 검붉은 기가 아직 살아있는 듯한 찰지고 신선한 육사시미에 고슬고슬한 밥을 넣고 말아 한입에 쏙 들어가게 했다. 입안을 감도는 생살의 느낌은 구이와는 또 다른 매력, 씹을 때마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짜릿함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는 마니아들만의 특별한 맛이다.

쇠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요리.

하나 더, 이집의 또 다른 자랑 ‘한우물회’. 물회라면 대개 바닷고기를 쓴다는 관념을 깨고 최고급 한우의 특수부위를 이용한 물회가 맛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한우 물회의 육수는 어느 생선 물회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쫄깃한 한우의 특수부위가 여름철 별미로 제격. 매콤새콤 시원한 맛이 후루룩 한 젓가락에 더위를 싹 잊게 해 준다.

주인 겸 주방장 김씨의 손맛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사골우거지탕과 사골능이칼국수는 점심시간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 고기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잡고기와 뼈를 푹 고아 우려낸 국물에 다시 배추시래기와 양을 듬뿍 넣어 끓인 사골우거지탕은 ‘백년화로’에 와서 꼭 먹어 봐야 할 음식. 한 번 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만큼 구수하고 그윽한 맛이 단연 일품이다. 얼핏 계산해 봐도 같은 등급의 고기를 취급하는 다른 식당에 비해 20%는 싸다. 여기에 간, 천엽, 육회가 서비스로 나오니 저렴한 가격에 최고급 쇠고기를 즐기기에 이만한 집 찾기가 쉽지 않을 듯 싶다.

△한우암소특수모듬(700g) 6만 원 △한우암소생갈비(250g) 3만8000원 △한우암소꽃등심2만5000원 △한우암소명품갈빗살 2만2000원 △육회·육사시미(250g) 2만 원 △한우부위별초밥 특선 1만5000원 △사골우거지탕 6000원 △사골능이버섯칼국수 5000원. ☎042(472)4354.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100석 가게앞주차장

우리집 자랑

암소는 수소에 비해 맛이 월등히 좋아 팔면서도 자신이 있었다는 ‘백년화로’ 김재홍(45) 사장은 덕분에 마진은 적어도 단골이 금세 생겼다며 수줍은 미소를 띤다.

‘좀 더 저렴한 수소를 팔아 이문을 남기라’는 말을 들을 때면 ‘손님이 무서워 안 된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렇게 김 사장이 암소만 고집해 온 것이 벌써 5년째다.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와 만드는 사람의 정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는 김씨는 “앞으로도 한우가 더 사랑받고 대중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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