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는 창간 60주년을 맞아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구글(Google), 야후(Yahoo), 페이스북(facebook) 등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산호세 머큐리 뉴스(The Mercury News), 신생 인터넷 신문사 더베이시티즌(The Bay Citizen) 등을 탐방했다. 급변하는 뉴미디어 환경 속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이들을 통해 한국 신문업계의 나아갈 길을 알아봈다. 100년을 준비하는 대전일보의 미래상도 짚어봤다.<편집자 註>

“종이 신문은 끝났다.”

2000년대 들어 각종 인터넷 관련 매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심심찮게 들려 온 말이다. 하지만 종이 신문 가운데 어느 한 곳이라도 인터넷 매체 때문에 문을 닫았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왜 일까? 답은 간단하다. 독자들이 영리해졌다.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 ‘팩트’와 ‘분석’이 제대로 갖춰진 매체는 역시 신문이 으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전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은 오히려 신문에게 기회의 땅이다. 신문사들의 온라인 사이트는 문전성시다. 오프라인에서 대전·충청지역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대전일보는 어떤가. 대전일보 닷 컴(daejonilbo.com)의 평일 하루 방문자수는 10만명에 달한다. 대전·충청지역 모든 언론, 기관, 기업체, 관공서 가운데 1위다.

산호세 머큐리 뉴스의 크리스 오브라이언(Chris O`Brien·비지니스 컬럼니스트) 역시 이 점에 주목했다.

“10년 전 실리콘밸리의 닷컴 기업들이 활황을 누릴 때 기자만 420명이 활동했죠. 지금은 110명입니다. 원인은 닷컴 기업의 몰락으로 광고주들이 파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 내 언론 업계는 우리를 ‘탄광 속의 카나리아(Canary in a Coal Mine)’라고 부릅니다. 탄광의 유해 가스 여부를 가리듯 신문업의 생존 여부는 우리를 보면 된다는 뜻이죠. 그만큼 웹(web)과 앱(app)으로의 이동은 절박한 문제입니다.”

머큐리 뉴스는 인터넷 뿐 만 아니라 휴대폰을 뉴스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아이패드에 앱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마케팅 전략도 준비 중이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판에 ‘포스퀘어(Foursquare)’ 같은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포스퀘어는 회사 규모는 작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요. 광고주들의 관심과 펀딩도 늘고 있죠. 가장 큰 장점은 휴대폰 유저(User)가 체크인을 하면 점수나 뱃지 등으로 보상을 받는데 젊은층들이 매우 열광한다는 점입니다.”

징가(Zynga) 같은 소셜 게임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게임머니에 돈을 쓰기 때문이란다.

`Groupon`도 눈여겨 보고 있다. 지역 가게들과 정기적인 파트너십을 맺어 가게 쿠폰을 이메일로 발송해 주는 서비스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신문사가 아닌 온라인 신문사의 미래 전략은 어떨까. 태어난 지 두달 된 ‘더베이시티즌’은 샌프란시스코 베이(Bay) 일대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중심 커뮤니케이션 회사다. 기사작성과 에디팅 기능을 갖춘 15명의 편집인원으로 구성됐다. 회원제로 회비를 모으거나 기부를 받아 870만 달러 규모로 탄생했다. 일종의 대안언론이면서 뉴욕타임즈 주말판에 베이 지역(Bay area)판 2면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운영자인 리사 프레이저(Lisa Frazier)는 더베이시티즌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언론이라고 강조했다.

“언론 산업이 몰락하면서 지역이나 작은 커뮤니티에 대한 뉴스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히 지역 단위 시민들의 불만이 나왔고 우리가 태어난 것이죠. 우리는 철저한 하이퍼 로컬(hyper local)을 지향하기 위해 UC버클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스쿨, 컴퓨터 사이언스 스쿨 등 보다 나은 저널리즘 툴을 만들고 있죠.”

무엇보다 최근 독자들이 단순히 읽는 것 뿐만아니라 직접 쓰고 말하려 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조나단 웨버(Jonathan Weber) 편집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시민 뉴스다. 파트너십을 맺은 개인 블로거, 지역 뉴스 조직들을 활용해 기사를 만든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 코멘트를 한다거나 직접 출입시키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신문으로 눈을 돌렸다면 다음은 포털 사이트다. 포털 업계의 공룡인 구글과 야후는 최근들어 대조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이 보다 순수하다. 구글은 정보를 빨리 찾을 수 있는 검색 엔진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야후는 뉴스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전달하는 역할까지 추구하고 있다. 구글은 뉴스 순위를 알고리즘 자체로만 결정하는데 야후는 편집회의 기능을 갖춘 알고리즘에서 기사를 생산한다.

신문 업계에 직접 미치는 충격파는 야후가 훨씬 강도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야후는 매일 아침마다 사이트 메인 화면을 구성하기 위한 전화 편집회의를 한다. 마침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이 한창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상 최초로 데일리 쇼 프로그램인 ‘더 뷰’에 출연했는데 관련 영상이 준비됐는지를 묻고, 훌루닷컴(Hulu.com)이라는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서 관련 필름을 입수 했다는 대화가 오갔다.

야후는 포털사이트의 편집권은 ‘해야 할 의무’라고 못박았다. 캐롤 바츠(Carol A. Bartz) CEO가 취임하면서 야후의 저널리즘은 더욱 강해졌다.

야후의 메인 화면을 책임지는 킴 모이(Kim moy)는 “프론트 페이지를 워터쿨러(Water-Cooler)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야후의 얼굴은 빅 헤드라인, 빅포토, 빅 임팩트이며 더 많은 참여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는 최근 ‘Y! and local news’를 통해 지역 단위 뉴스에 도전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에서 정식 기자와 세미 프로 기자(에디터)가 지난 4월부터 실험을 하고 있는데 지역 에디터가 맞춤형 지역 뉴스를 올리는 형식이다. 인터넷 유저가 있는 지역에서 야후에 접속하면 첫 화면에 로컬 뉴스가 뜨게된다.

야후 측은 이 서비스 이후 로컬 뉴스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지역에 대한 관심으로 조회수가 늘었단다.

최근 젊은층이 열광하고 있는 페이스북도 주목할 만하다.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뉴스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접하도록 하는 역할로 활용가치가 크다. 이를테면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무슨 얘기를 써 놓았는지 궁금해서 더 자주 찾는 식이다.

포털 사이트들의 미디어 침공에 대해 머큐리 뉴스의 오브라이언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어떻게 사람들이 뉴스를 보게 할까. 홈페이지를 더욱 소셜하게 만들어 우연히 어떤 뉴스를 보게하거나, 사람들이 직접 검색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뉴스를 보도록 하거나다. 둘 중에 어떤 것이 좋은 비지니스가 될 것인지도 중요하다. 서치(Search)할 것인가 소셜(social)할 것인가.”

권성하 기자 nis-1@daejonilbo.com

☞워터쿨러 효과(water cooler effect)=사무실에 물 마실 공간만 있으면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면서 사내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현상을 지칭하는 경제 용어다. 올초 뉴욕타임즈는 워터쿨러 효과로 인터넷이 사람들을 TV앞으로 불러 모았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보급이 확대되면서 TV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과 달리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TV프로그램이나 신문 기사 관련 정보를 주고 받는일이 더 늘었다는 것이다. 대전일보의 미래상은 워터쿨러이며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아이패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독자와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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