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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요령

2010-08-11 22면기사 편집 201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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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사랑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지 싸움하려고 만나는 게 아니다. 그러나 맑은 날 뒤에 비가 오듯이 종종 싸울 수도 있다. 한 젊은 부부가 밤 12시가 넘어 온 세상이 고요한데 옆집의 자는 사람들 생각도 않고 고성으로 다투는 경우가 있었다 한다. “지금 몇 시야? 누구랑 술 마셨어? 전화는 왜 안 받아? 나만 집안일 해야 해? 무슨 집들이가 그리 많아? 일찍 좀 들어와! 친구가 나보다 더 좋아?” 같은 소리들이 계속 들렸다.



이런 불행을 피하기 위해 조금만 더 너그럽게 관용해야 되겠다. 또 옆집 사람들의 수면권도 보호해줘야 마땅하다. 부부싸움을 할 때는 이기고 지는 것을 교대로 하는 게 좋다. 부부싸움에서 계속 이기다가 결혼패배자로 끝장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주부가 전해주는 ‘부부싸움 잘 피해가는 기술’을 살펴보자. 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을 버려라. 갑자기 언성을 크게 내는 것은 부부싸움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잘못한 일이 없어도 먼저 언성을 높여 다그친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②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자존심이 밥 먹여주는 게 아니다.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이 제일 좋은 부부싸움 해결 방법이다.

③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엔 부부싸움만을 둘만의 공간에서 하기 바란다. 집안에서 싸우기가 곤란하면 집 근처 공원이나 운동장 혹은 자동차 안에서 해야 한다. 가급적 부모님 앞에서나 자식들 있는 데선 싸우지 않길 바란다.

④ 상대방을 빈정대거나 욕설과 폭행은 절대 삼가야 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방에게 빈정대거나 모욕적 언사를 쓰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것이다.

⑤ 싸움의 원인에 대해 말하다가 갑자기 다른 내용으로 옮겨가 확전하지 말 것이다.

⑥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대화는 절대로 피해야 한다.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비난하면 나중에는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이것이야말로 양보할 수 없는 끝장 싸움이 돼버릴 수 있다. 고부간의 갈등도 지혜롭고 상냥한 대화법으로 해결하는 게 좋다. 기본적으로 한가족이지만 혈연관계가 아니라 가슴보다 머리로 만나고 장점보다 단점이 먼저 보이기 때문에 얽히는 셈인데, 의도적인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는 일이다.

가령 ① 어머니 요리가 최고라고 말한다. 밑반찬이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을 때 남편 핑계 대고 부탁해서 얻어먹을 수 있다. 그때마다 시어머니 음식 솜씨가 최고라고 말해 드리면 모든 피곤이 풀릴 것이다.

② 시어머니가 어떤 모임에 갔을 때 센스 있게 안부전화를 드려라. 시어머니가 친구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고 어깨가 으쓱해질 것이다.

③ 우리 남편이 최고라고 말한다. 가족모임에 갔을 때 당신 자식을 칭찬하는 것은 시어머니에 대한 칭찬의 표현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④ 어머니 말씀이 무조건 맞아요. 어떤 상황이든 시어머니 편을 들어라. 시부모님 싸움에 대해서 또 남편과의 트러블에 대해서 시어머니 편이 되어준다.

⑤ 어머니 용돈 드리기.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용돈을 몰래 드려서 점수를 따는 게 좋다.

부부는 낮에 다툼이 있어도 그 밤에 해결해야 된다. 마주 보고 누우면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등 돌리고 누우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야 만날 수 있는 먼 거리가 된다.

화가 난 채로 침실에 들지 말라. 이유를 불문하고 먼저 손 내밀어 화해를 구하는 사람이 이긴 것이다. 가능하면 남자가 이기기를 바란다. 다툼이 있은 후엔 침묵 속에 잠시 냉각기를 갖는 게 좋다. 되짚어 보면서 반성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만 보던 눈길을 자신을 보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요구와 기대만 생각 말고 내 책임과 의무를 생각해보자. 싸움으로 하고 싶은 말 다 했고 문제도 규명됐으면 이제 회복과 치료절차로 넘어가야 한다. 싸움의 진도를 빨리빨리 이끌어가야 한다.

정육점 주인은 칼로 고기를 베어내고 작업을 끝내지만 외과의사는 자른 만큼 꿰매어 봉합을 시켜야 수술이 끝난다. 그래서 외과의사가 더 전문직인 것이다. 쪼갰으면 다시 꿰매라. 공격했으면 그 후유증을 치료하는 데까지 가라. 그래야 사람인 것이다.

부부싸움은 안 하는 것이 상책이지만 일단 시작했으면 예술적으로 마무리하는 데까지 가야 한다. 옛말에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이 있다. 싸우기도 쉽지만 화해도 쉽게 할 수 있기에 나온 말이다. 특히 부부는 평생 동지다. ‘惡妻라도 孝子보다 낫다’는 말은 진리이다. 늙고 병들면 끝까지 병간호할 사람은 부부밖에 없다. ‘장기 우환에 효자 없다’는 말도 진리이다. 건강할 때 자식이지 병들고 아프면 모두가 손님일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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