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돌오돌·새콤달콤 맛에 영양까지 ‘금상첨화’

오천항간제미 (간재미·밴댕이 전문점)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입맛을 잃기 십상. 달아나는 입맛을 붙잡는 데는 뭐니해도 매콤새콤한 음식이 최고다. 여기에 영양까지 보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대전 서구 월평동 농협은평지점 건너편에 위치한 ‘오천항간제미’는 새콤달콤한 간재미 무침과 밴댕이 조림으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중독된 ‘단골 마니아’를 줄줄이 확보하고 있는 집이다.

우선 이집 간재미 요리 대표는 ‘회무침’. 오감을 자극하는 양념맛과 오돌오돌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 넉넉한 충청도 인삼까지 어우러진 간재미 회무침이 인기다. 껍질을 벗겨내고 뼈까지 길쭉길쭉하게 썬 간재미에 미나리, 깻잎, 오이, 양파, 배 등을 큼직하게 썰어서 경남 하동의 농가에서 직접 공수해 온 감식초와 매실, 참기름, 참깨, 고추장을 듬뿍 넣어 버무려 맵고 달고 새콤한 맛을 낸다. 첫 맛은 새콤하나 부드러운 속살은 쫄깃하다. 미나리가 상큼하고 배ㆍ양파는 달큼하다. 오독오독 씹히는 무른 뼈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간재미는 서해안지역에서 1년 내내 잡히므로 사시사철 맛볼 수 있다. 학명이 홍어목 색가오리과 노랑가오리인 간재미는 홍어의 사촌뻘쯤 된다. 언뜻 보면 비슷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큰 체구에 주둥이가 삼각형인 홍어에 비해 간재미는 작은 몸집에 입모양이 둥그스름하다. 간재미는 주로 회무침으로 애용되지만 찜이나 찌개로도 먹을 수 있다. 단백질, 칼슘, 인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연골 구성성분인 콜라겐이 많이 들어 있어 관절염, 신경통, 골다공증 등을 막을 수 있는 영양식이다.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 ‘밴댕이 조림’. 흔히 속 좁은 사람을 일컬을 때 ‘밴댕이’라고 한다. 다른 생선에 비해 유난히 내장이 적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하지만 음력 5-6월에 밴댕이 맛을 본 식객이라면 부드러우면서도 뛰어난 감칠맛에 금세 반하게 된다.

밴댕이는 전어와 비슷하나 옆으로 납작하며 다소 가늘고 길며 특히 칼슘과 철분성분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도 좋으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이나 허약체질에도 효과가 있다.

이 집 밴댕이 조림의 특징은 찌개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국물이 넉넉하다. 한참 팔팔 끓는 국물을 한 입 떠 넣었더니 의외로 비린내도 나지 않고 깔끔하다. 약간 얼큰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에 숟가락이 쉴 틈이 없다. 밴댕이가 푹 졸았을 즈음 주인장이 먹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나선다. 밴댕이 머리부분을 젓가락으로 잡고 가볍게 앞뒤로 훑으니 단 번에 뼈만 남고 살만 발라진다. 상추에다 밥을 얹고 그 위에 밴댕이 살과 국물 맛이 푹 밴 마늘잎을 올려 먹는 게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이란다. 이 집 밴댕이 조림은 맛도 좋지만 양도 푸짐하다. 2人분인데도 밴댕이만 15마리 정도 들어가고, 3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간재미무침 大 3만 원 中 2만4000원 △간재미탕 大 3만 원 中 2만4000원 △수육(3人기준) 2만4000원 △밴댕이 정식(1人) 1만 원 △오천항A코스 2만 원 △오천항B코스 3만 원. ☎042(487)3993.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40석 가게앞 주차

<우리집 자랑>

“음식엔 거짓이 들어가선 안 돼요. 손님들과의 약속이거든요. 그것이 맛있고 좋은 음식을 만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음식과 맛, 그리고 친절과 정성을 다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오천항간제미’ 주인 문춘란씨는 벌써 음식점 운영만 18년째인 베테랑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진짜 맛있다’는 손님들의 말 한마디에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한 힘을 충전한다는 문씨, “음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맛으로 평가 받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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