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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동 교수의 대전충청 역사문화 다시보기-사원의 구조와 그 의미

2010-07-12 기사
편집 2010-07-11 06:00:00

 

대전일보 > 문화 >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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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부터 4개 문 거쳐야 해탈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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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지역에는 현재 많은 사원이 분포하고 있다.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있듯이 마곡사와 갑사는 유명한 절이다. 이 외에도 예산의 수덕사, 부여 무량사와 같은 이름 있는 사원들이 있다.

창건한 지가 오래 된 고찰들이지만 각 시대의 주요 인물들과의 인연으로도 유명하다. 갑사는 통일신라 시대 의상이 창건한 화엄십찰중의 하나로 유명하며 무량사는 생육신의 하나였던 김시습이 머물다 죽은 인연이 있다. 또 마곡사는 김구 선생이 일본군을 피해 승려가 되어 숨어 있던 곳이며 수덕사는 유학파 신여성인 일엽 스님과 화가 나혜석 등이 머무른 인연이 있다.

원래 절을 뜻하는 ‘사(寺)’라는 한자는 관청을 뜻하는 ‘시(寺)’에서 왔다. 즉 중국 한(漢) 나라 때에 인도에서 승려들이 오자 외국 사신들을 접대했던 홍로시(鴻盧寺)에 머물게 했는데 여기에 기원하여 이후 승려들이 머무르는 곳을 ‘○○寺’라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절에서는 승려들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때로는 여행자들이나 나그네들도 묵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하여 여행자 숙소를 뜻하는 ‘원(院)’과 결합하여 ‘사원(寺院)’이라고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원의 본래 기능은 승려들이 부처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수행하는 장소이다. 따라서 스님들은 물론 이곳을 참배하는 사람들도 사찰의 구조와 그 의미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사찰 경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주문(一柱門), 천왕문(天王門)을 거쳐 해탈문(解脫門)을 지나야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본격적인 수행 장소인 전각에 도달하게 된다. 때로는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금강문(金剛門)을 배치해 놓기도 한다.

일주문은 양쪽에 기둥이 하나씩만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문을 지나면서부터는 모든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하나로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양쪽에 기둥을 하나씩만 두었다. 보통 이 일주문 위에는 “○○山 ○○寺”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예컨대 “泰華山 麻谷寺” “德崇山 修德寺”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일주문을 지나면서는 수행도량으로 들어가는 마음가짐으로 경건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자꾸 잡념이 생기고 잡귀들이 따라 붙게 마련이다. 이에 힘이 세며 때로는 금강석으로 만든 몽둥이를 들고 있는 금강역사(金剛力士)가 잡념과 잡귀들을 쫓아내고 부수어 준다. 이 금강 역사를 모신 문이 바로 금강문이다. 금강 역사는 보통 둘인데 입을 벌리고 있는 ‘아금강역사’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훔금강역사’가 있다.

큰 잡귀들은 물리쳤지만 요사한 잡귀들이 보이지 않게 우리 마음 속으로 기어들어 오려 한다. 그러나 이들은 사천왕의 발 밑에서 죽어간다. 사방을 지키는 4명의 천왕들이 각종 기물들을 손에 들고 잡귀들을 제압해주는 것이다. 4천왕은 원래 고대 인도의 전통적인 신들로 귀신들의 왕이었다. 그러나 부처님께 귀의하여 불법을 지켜 주는 수호신이 되었다. 보통 왼손에는 칼을 들고 오른손에는 보석을 손에 올려 놓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는 동방의 지국천왕(持國天王)이 있고 왼손에는 보탑을 받들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삼지창을 들고 있는 서방의 광목천왕(廣目天王)이 있다. 또 왼손에는 여의주를 들고 오른손에는 용을 움켜 쥐고 있는 남방의 증장천왕(增長天王)이 있으며 왼손으로 비파를 잡고 오른손으로 줄을 튕기는 모습을 한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이 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모든 잡념을 없애고 경내에 들어오게 되면 모든 고통과 잡념을 풀어헤치고[解] 거기로부터 벗어나게 되어[脫]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모든 것이 무(無)이며 공(空)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해탈문을 지나게 되는 것이다. 해탈의 경지에 오르면 모든 것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선과 악이 둘이 아니고 부자와 가난한 자도 결국은 하나이며 남자와 여자도 결국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해탈문은 둘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는 뜻에서 ‘불이문(不二門)’이라 하기도 한다.

해탈문에 들어오게 되면 해탈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신 부처님들께 감사의 경배를 드려야 한다. 각 전각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들을 참배해야 하는 것이다. 제일 먼저 부처님의 진신 사리와 다름없는 불탑을 향해 참배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셔놓은 대웅전(大雄殿)을 참배한다. 석가모니야 말로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大] 영웅이니[雄] 이를 모셔놓은 전각을 대웅전이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손 모습은 갖가지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 먼저 수행할 때 참선하는 모습으로 두 손을 가부좌 위에 맞대고 있는 선정인(禪定印),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온갖 마귀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해탈할 때 왼손으로는 지긋이 가부좌 위의 마귀를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땅에 대고 있는 모습을 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깨달음을 얻은 후 설법할 때 중생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라는 뜻으로 왼손은 아래로 늘어뜨리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펴 위로 들어올리고 있는 시무외인(施無畏印) 등의 모습을 하고 있다.

불법을 형상화한 비로자나불에게도 참배를 해야 한다. 비로자나불은 한 손의 검지손가락을 위로 들고 있으며 이를 다른 손으로 감싸 쥔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불쌍한 중생들을 부처님이 다 감싸안은 모습이다. 이 비로자나불을 모셔놓은 전각은 비로전(毘盧殿)이라 한다. 또 불법은 아주 고요한 가운데에서도 빛을 발한다는 뜻에서 대적광전(大寂光殿) 또는 무량광전(無量光殿)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불에게도 감사의 예배를 해야 한다. 아미타불은 선정인의 손가락 모습을 하거나 한손은 들고 한손은 늘어뜨리면서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원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아미타불은 서방정토의 극락세계를 관장하고 있어 이를 모신 전각은 아미타전(阿彌他殿) 또는 극락전(極樂殿)이라 한다. 또 아미타불은 혜아릴 수 없는 수명을 갖고 있다 하여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고도 하는데 이에 따라 아미타전을 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이 외에도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寂滅寶宮), 부처님의 제자들을 모신 응진전(應眞殿) 또는 나한전(羅漢殿), 약사여래를 모신 약사전(藥師殿), 하늘에 있다 용화수 나무 아래 내려와 3번 설법하여 불국토를 이룩한다는 미륵불을 모신 미륵전(彌勒殿) 또는 용화전(龍華殿) 등이 있다.

이렇듯 각종 전각에 참배한 이후에는 자신이 깨달은 바를 많은 중생들에게 전파하여야 한다. 종을 쳐서 땅 속에 있는 동물이나 벌레들에게 불법을 들려주고 북을 두드려 육지에 사는 중생들을 깨닫게 하며 목어(木魚)를 두드려 물 속에 사는 여러 중생들을 구제한다. 또 운판(雲板)을 쳐서 공중을 날고 있는 중생들에게 불법을 전파해야 한다. 따라서 사원에서는 이 4가지 불건 즉 범종, 법고[북], 목어, 운판을 4물이라 하여 한 곳에 잘 보관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원의 구조와 의미를 깨달아 수행 도량을 방문하거나 참배할 때 마음 가짐을 올바로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무와 공의 의미를 체득하여 세상을 밝히는데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대전대학교 인문예술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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