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기획-금강의 어제 오늘과 미래

강은 흘러야 한다. 흐르는 강의 물길을 따라 뱃길이 이어지고 뱃길을 따라서는 역사와 문화가 꽃피웠다. 금강하구는 그 소통과 교류의 거점이었다. 그러나 금강은 천리 물길의 고단한 여정을 마무리하는 서해바다를 앞에 두고 발걸음을 멈춘다. 1990년 하굿둑이 건설되면서다.

이로 인해 금강하구의 생태도 변해가고 있다. 더 이상 흐르는 강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도 사라지고 있다. 그 영향으로 연간 20-25m의 퇴적층이 쌓이고 녹조현상과 저산소·무산소층이 형성돼 강이 오염되고 있다. 특히 배수갑문 시설이 전북 군산방향(폭 30m, 20련, 714m)으로만 돼있어 서천방향의 1127m 구간은 퇴적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형 하굿둑이 설치된 다른 강의 사례에서도 보듯 금강도 하굿둑으로 인한 수질오염이 가시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건설된 영산강 하굿둑(1981년)의 상류부 수질오염은 이미 심각한 상태이며, 낙동강 하굿둑(1987년)의 수질오염이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1990년에 건설된 금강하굿둑 역시 오염이 가속화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은 하굿둑 해수유통을 금강살리기 사업의 핵심으로 전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서천군은 금강 수질을 살리기 위해선 부분적인 해수유통으로 기수역(汽水域·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의 복원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농업용수의 공급은 해수를 유통시키고 유입된 해수를 수중보 등으로 차단해 상류에서 용수를 취수하는 방식이 제시되고 있으며 기수화가 진행되는 구역의 경우, 별도의 수로를 통해 담수를 흘려보내는 방법이 구상되고 있다.

서천군은 이런 방안을 담은 금강하구 수질개선사업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하굿둑의 서천방향에 배수갑문과 어도문을 확장하고 하구에 쌓인 퇴적토를 준설해 오염원을 제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구개발에 앞서 하구의 보존가치를 우선 논하는 것은 중요한 쟁점이다. 어떻게 개발이 되느냐에 따라 하구의 상대적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권역 7개 시·군에서도 해수유통을 통한 금강 생태계 복원 등 금강살리기 핵심사업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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