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돼지고기·얼큰한 육수 ‘감자탕의 진미’

오랜만에 가족이 외식할 때 고려할 점 몇가지. 맛, 가격, 분위기…. 고루 다 갖추고 있으면 더없이 좋지만 이런 음식점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분위기보다는 맛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의 음식점을 찾는다면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온천역 6번출구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머슴촌 감자탕․순대국밥’을 한번쯤 찾아볼만하다. 대전 서구 을지대학병원 뒤편에서 9년동안 감자탕집을 운영한 이봉재 사장이 확장 오픈한 곳이다. 흔한 음식이지만 빼어난 맛으로 유명하다.

감자탕은 예로부터 서민들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깊은 육수 맛에 사계절 인기를 끌어 왔다.

감자탕은 신선한 돼지 등뼈가 주재료로 여기에 굵은 감자, 우거지등 갖가지 양념들을 듬뿍 넣어 진하고 매콤하게 우려내는 진미중의 진미다. 이러한 감자탕이 계절을 불문하고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칼칼하면서도 얼큰한 특유의 맛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함유된 풍부한 영양소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돼지등뼈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 등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발육에 큰 도움이 되며, 남성에겐 스태미나에 좋고 여성에게는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는 노화방지를 비롯해 골다공증 예방의 효과까지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건강에 이로운 음식이다.

이집의 감자탕은 돼지뼈와 감자, 우거지, 팽이버섯 파 등이 냄비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오는데 돼지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평소 감자탕을 외면하는 이들도 거부감이 일지 않는다. 또 젓가락으로 툭 건드리기만 해도 떨어져 나오는 고기는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을 만큼 부드럽고 담백하다. 그 이유는 사골 육수에 있단다. 돼지사골을 큰 솥에 넣고 불을 조절하며 24시간 삶은 뒤, 양파, 마늘, 생강 등을 넣어 육수를 우려내기 때문이란다. 이외에도 당면, 수제비, 떡 등이 쫄깃하고 풍부한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집은 감자탕 전문점이지만 순대전골의 맛도 일품이어서 한번 맛보신 단골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순대전골은 우선 큼직막한 순대와 대파, 깻잎, 쑥갓, 마늘, 당면 등에 특별한 비법으로 만든 고춧가루양념으로 마무리한다. 여기에 10시간 이상 푹 고아 진하게 우러난 사골육수를 가득 부어 끓이면 순대전골 완성. 각종야채와 재료에서 우러난 맛이 매콤하게 어우려져 진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적이며, 달착지근하면서도 개운한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심하게 맵지 않아 입맛을 계속 당기게 한다.

△감자탕 大 2만2000원 中 1만7000원 小 1만2000원 △순대전골 大 2만2000원 中 1만7000원 小 1만2000원 △족발 1만원 . ☎042(822)1842.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120석 전용주차장

<우리집 자랑>

“어휴 많이 드세요. 육수 좀 더 가져다 드릴까?”

‘머슴촌 감자탕․순대국밥’에서는 손님과 주인이 따로 없이 어느 잔칫집에 와있는 듯 푸근하고 정겹게 오가는 말들 속에 진심이 담겨있다. 그래서 그런지 연세 지긋하진 어르신들부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이 하나같이 모두 즐겁고 기쁜 표정들이다. 음식을 먹는 내내 흘러나오는 웃음소리가 부산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음악소리처럼 가게 안을 맴돈다.

“음식은 그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정을 나누는 것”이라는 사장 이봉재씨의 말에 오랫동안 음식을 만들며 정을 베풀어온 깊은 철학이 배어있음을 저절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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