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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충청유물 찾아서]백제 그릇받침

2010-06-21 기사
편집 2010-06-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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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무늬·화려한 장식 눈길

첨부사진1사진=국립공주박물관 제공

-공주 송산리 출토

-국립공주박물관 소장



바닥이 편평하지 않고 둥든 항아리가 흔들리지 않고 안전하게 놓일 수 있도록 받치는 토기인 그릇받침(器臺). 백제를 비롯해 삼국 시대 특히 가야와 신라 지역에서 많이 나오며 굽구멍이 뚫려 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됐다.

실용적인 기능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그릇을 고정시키는 것뿐 아니라 그릇을 보다 돋보이게 했다. 다양한 형태의 그릇받침이 존재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화로모양이나 바리모양, 원통모양, 고리모양 등으로 구분된다. 백제 그릇받침은 백제토기 중에서 비교적 대형에 속하며, 다른 기종에 비해 화려하게 장식되는 특징을 보여준다.

공주 송산리 출토 백제 그릇받침은 무령왕릉 등 웅진도읍기 백제 대형 고분들이 자리하고 있는 공주 송산리 지역에서 출토된 것이다. 현재 둥근바닥 토기가 얹히는 바리(受鉢) 부분이 결실되어 아쉬움이 있지만, 웅진-사비도읍기 백제 기대의 완전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전체적인 형태는 장고를 반으로 잘라놓은 것처럼 좁은 원통형 몸체의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넓고 펑퍼짐하게 확장되다가 안쪽으로 살짝 좁혀진다. 매우 단단하게 구워졌으며, 가장 위쪽에는 접시, 또는 대접 모양의 바리을 받치는 볼록한 부분이 남아 있다. 중간에는 4줄의 점토띠를 돌리고, 점토띠 사이에는 양쪽이 고사리처럼 말려있는 점토띠를 4줄로 붙여 장식하였다. 또한 원형 투창, 원형 점열무늬, 침선무늬, 단추형 장식 등을 곳곳에 사용, 장식했고, 곳곳에 두드림무늬가 약하게 남아있다. 양식으로 보아 백제가 웅진에서 사비로 천도하는 6세기 중엽경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송산리 고분군의 백제 왕릉을 비롯한 능묘를 위한 제사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릇받침은 기본적으로 토기와 같은 물건을 올려놓기 위한 기능적인 필요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나, 차차 일상용기로서의 역할이 약해지고 의례용기의 기능이 강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찍부터 평저토기가 사용된 고구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원저토기가 많이 사용된 신라, 가야, 백제에서는 많은 양의 그릇받침이 발견되고 있다. 이는 실용적인 면보다 토기제작에 있어서의 고유한 전통이 우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정치체의 구분과 교류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연구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특히 가야지역 고분에서 부장품으로 발견되는 그릇받침은 그 양식의 다양함이나, 수량으로 볼 때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구별되는 고유한 양식은 당시 가야 정치집단의 변화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백제의 그릇받침은 독특한 기형과 화려한 장식요소로 인해 여타의 백제토기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두드림무늬나 물결무늬, 선무늬 등을 제외하면 거의 무늬가 장식되지 않는 일반적인 백제토기와 달리, 이례적으로 다양한 무늬와 투창, 점토띠, 점토로 만든 각종 부가장식 등으로 꾸며진다. 또한 회색연질, 회청색경질, 흑색마연 등 모든 백제토기 제작기법이 동원되고 있으며, 사비도읍기에는 유약을 발라 광택을 낸 그릇받침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그릇받침은 백제 토기문화의 일면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백제 그릇받침은 고분에 부장되는 예가 신라 ··가야에 비해 적고, 백제의 수도였던 서울지역과 공주, 부여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특히 공주 정지산유적, 부안 죽막동의 제사유적과 고분의 주변에서 많이 출토되고 있기 때문에 제사와 같은 특수한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릇받침은 백제의 토기문화는 물론, 백제의 상례(喪禮)와 제례(祭禮)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도 관련 기초자료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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