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행정 배제 교육·복지 전력”

빈운용 기자 photobi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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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인사는 없지만, 모든 문제를 덮지는 않겠다.”

허태정 유성구청장 당선자는 인사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인사 잡음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또 전시성 행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복지, 교육 등의 분야에 집중 투자할 뜻을 내비쳤다.

패기와 통합을 무기로 유성시대를 이끌어갈 허 당선자를 만난 당선소감과 향후 구정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당선소감은.

“주민들의 기대 이상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구민들의 바람과 요구가 무엇인지 깊이 헤아려 유성이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이번 선거의 승패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현 청장이 추진한 구정 방향 및 업무가 긍정적인 요인도 많았지만, 전시행정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여론이 표로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허태정 개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경험, 경력, 중앙 행정 경험이 있는 부분도 어느정도 인정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거 과정 내내 현직 청장과 사사건건 부딪쳤고, 네거티브 전략을 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 같은데.

“현직 청장이 각종 토론회 장에서 타겟이 되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비단 유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직 청장은 타 출마자에 비해 그동안 추진한 일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불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일수도 있다.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네거티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정책 비판조차도 인신공격으로 비춰질때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 남은 앙금이나 악 감정은 전혀 없다. 타 당 출마자들에게도 전화를 했고, 최근에는 만나서 감정을 풀었다.”

-당선자가 내걸었던 공약을 보면 대부분 현직 청장과 대조적인 부분이 많다. 민선 5기 구정 운영 방향은?

“민선 4기때 진행됐던 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비나 시비가 투입된 사업은 지속사업으로 추진하되, 불필요한 예산이 투입됐거나 전시 행정으로 추진된 사업 등은 재검토를 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구정에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불안해 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이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다. 민선 5기 구정 운영도 이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전시 행정을 축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유성구는 홍보물과 현수막이 넘쳐난다. 특히 유성구청 앞 고양이사나 호랑이 조형물과 같은 것은 현 청장이 어떤 의도를 갖고 설치했는지 모르지만,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수막 또한 철거가 시급하지만, 당장 철거해야 할 것, 불법 게시물, 그린벨트 내 설치한 것 등을 구분해 순번을 정해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현수막을 철거하기 위해 무리하게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오히려 예산 낭비를 불러올수 있다.

-선거기간에 눈꽃축제에 대한 비판을 목소리를 많이 냈는데….

“민선시대 들어오면서 관 주도형 축제들이 넘쳐나고 있다. 눈꽃 축제도 전형적인 관 주도형 축제다. 축제를 관이 주도하면 지역경제, 주민참여, 장기적으로는 관광적인 효과까지도 부정적으로 비춰지기 쉽다.

공약에서도 내걸었듯이 눈꽃축제는 민간 참여형 축제로 탈바꿈 시킬것이다.

취임하면 축제와 관련된 전문가 자문위를 구성, 먹고 마시는 축제가 아닌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참여하고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축제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공약집을 보면 유성구를 교육 중심도시로 개발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구상이 있는지.

“취임하자마자 교육과 관련된 장학재단을 만들 계획이다. 재단 설립은 공공기관과 민관이 합동으로 추진, 운영하고, 예산은 약 2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인재를 장기적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데 대학 뿐 아니라 연구단지 등에서도 동의하는 만큼 의욕을 갖고 재단을 설립할 방침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어떻게 실시할 계획인지.

“무상급식은 기초단체장의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 염 당선자가 무상급식에 우호적이고, 국회에서도 긍정적인 만큼 시간을 갖고 풀어가야 할 과제라 봐야 한다.

무상급식도 좋지만 저는 우선 친환경 급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간 75억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확보는 불요 불급한 예산을 축소, 매해 10억정도 모으면 임기 내 친환경 무상 급식은 가능하리가 생각한다.”

-7월 인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번 인사의 특징이 있다면.

“이번 인사에서는 공정성과 투명성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그동안 인사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부분을 차단하고, 적재적소에 능력있는 공무원들을 배치시키겠다. 또 기본적인 정책 방향에는 변화가 있겠지만 업무 전체를 바꾸거나 보복성 인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각종 비리의 중심에 있던 공무원의 문제를 덮지는 않겠다.

원세연 기자 wsy78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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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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