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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충청유물 찾아서] 연가(煙家)

2010-06-14 기사
편집 2010-06-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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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연통형토기 뚜껑중 가장 화려

첨부사진1사진=국립부여박물관 제공

굴뚝 꼭대기에 꾸밈으로 얹은 기와 지붕 모양의 물건, 연가(煙家). 조선시대 가옥이나 천녀고찰 등에서 주로 찾을 수 있는 연가는 각양각색의 매력을 뽐낸다. 진흙과 전돌을 켜켜이 올려붙여 그 위에 앙증맞은 축소형 기와집 지붕모양을 얌전히 올려놓는게 기본. 여기에 궁궐의 연가는 화려한 아름다움이 돋보이고, 일반 가옥의 그것은 소박하지만 기와 곡선의 자연스러움을 지닌다.

연가는 주로 점토를 집 모양으로 작게 구워 만든 토기(土器)를 말한다. 이 토기는 일종의 장식토기로서 조금 약하게 번조되어진 연질토기이며 양반집과 궁궐, 사찰 등에서 굴뚝 꼭대기에 놓아 연기를 이 토기의 창구멍으로 뽑아 내었다 한다. 창덕궁 낙선재의 굴뚝 꼭대기에 있는 연가들이 전형적인 예이다. 옹기로 제작하여 유약을 시유한 연가들도 있으며 조선말기에는 주로 옹기로 제작하여 굴뚝 위에 얹어 장식하였다.

특히 한국에서 연가는 부여 능사 출토품이 처음으로 확인돼 널리 알려졌다. 능산리출토 연가는 현재 부여박물관에서 열리는 ‘백제중흥을 꿈꾸다-능산리사지 특별전’에 전시되고 있는 유물이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연가는 정성스럽게 빚은 듯한 모습으로 높이가 26.1㎠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굴뚝까지 세세한 장식을 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백제인의 높은 미의식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백제 연통형토기 뚜껑 중 가장 화려한 것으로, 고구려 우산하 고분군 출토품과 형식상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출토된 고구려 우산하 고분군은 6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며 이곳의 연가는 보주형 장식에 투공(굽구멍)만 배치된 것과, 하트형과 원형 투공, 원형과 사각형 투공, 원형과 타원형 그리고 방형 투공 형식으로 분리한다.

부여 능산리절터의 공방터(工房址)에서 수습된 연가는 집안에서 불 땐 연기를 밖으로 빼내는 연가(煙家)의 윗부분 장식이다. 꼭대기에는 연봉우리가 있고, 몸통에 넓은 전이 돌려져 있는 토제품으로 연기를 빼내는 데 용이하도록 원형, 타원형, 하트형, 장방형 등 다양한 형태의 투공(透孔)을 배치했다. 이 장식은 예술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실용성도 강조된 것으로 백제인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사비시대 이전의 형태는 원통형의 몸체만 있기 때문에 연가라고 할 수 없으며, 연통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보주형의 장식이 있는 백제연가는 사비시기에 처음 나타나는 기형이다.

사비시기 연가의 가장 큰 특징은 고구려에는 없는 원형 투공의 존재를 들 수 있다. 이는 백제만의 독창적인 투공 형태로 연가는 충남 부여, 전북 익산에서만 발견돼고 있어 영산간유역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토기라고 추정된다. 특히 도성을 중심으로 한 고급 기종 중 하나로 꼽힌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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