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면발·시원한 육수 “여름철 최고의 별미”

햇살이 더위를 몰고오는 요즘은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이다. 입안이 알싸하게 시원하고, 깔끔하며, 새콤한 음식이 간절한 이 때, 떠오르는것은 바로 한 그릇 국수! 냉면, 누가 뭐래도 냉면이 별미다. 시원한 맛으로 활력을 되찾는 것도 좋다. 그동안 기계로 죽죽 뽑아낸 평범한 냉면에 만족했다면, 올 여름엔 강원동 봉평 메밀로 만든 냉면을 먹어보자. 대전 서구 정림동 남부소방서 맞은편에 위치한, 메밀냉면과 한방오리로 유명한 ‘봉평메밀냉면’을 추천한다.

메밀은 우리의 토속작물 가운데 하나로 최근엔 메밀이 갖고 있는 성분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면서 시원한 먹거리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각광 받고있다. 국민소설 ‘메밀꽃필무렵’으로도 우리에게 친근한 메밀은 메마른 땅에도 잘 적응하고 병충해도 적은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황무지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메밀은 밀의 2배가 넘는 필수 아미노산과 쌀의 23배가 넘는 섬유소, 밀의 6배가 넘는 나이아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곡류 중 유일하게 메밀에만 함유된 비타민P의 일종인 루틴은 노화방지기능인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집의 물냉면과 비빔냉면은 강원도 봉평에서 직접 공수해온 메밀면과 살얼음 동동 띄워진 동치미 국물을 육수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메밀로 만든 부드러운 면발과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육수는 먹을수록 담백하고 깊은 맛이 느껴져 냉면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100% 메밀 반죽으로 뽑은 면발은 까끌까끌 하면서도 툭툭 끊어지는데 진한 메밀향과 함께 구수하고 투박하다. 전분이 다량 함유돼 상당히 쫄깃한 다른집들의 면과는 사뭇 다른 맛을 선사한다. 여기에 직접 담가 숙성시킨 동치미 국물 육수는 새콤하고 짭짜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면과 아주 좋은 조화를 이뤄내는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겨자와 식초는 육수 맛을 본 뒤에 쳐도 늦지 않다. 또 같이 나오는 백김치와 매콤새콤한 무김치와의 어울림은 게눈 훔치듯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만하다. 하지만 고기육수에 익숙한 입맛이나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젊은 층의 입맛에는 약간은 밍밍할수 있어 처음부터 딱 맞기는 힘들 듯.

이집의 또 다른 인기메뉴는 ‘한방오리백숙’ 튼실한 살이 오른 큼지막한 오리와 함께 다시 인삼, 구기자, 황기 등 10여 가지의 한약재를 더 넣고 푹 끓여내는데 국물이 담백하고 진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에 묻어난 은은한 한약재향과 구수한 오리고기 냄새가 침이 꼴깍 넘어가게 만든다. 특히 한약재향이 속살 깊은 곳까지 가득 배인 고기는 쉽게 풀어지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개운하고 진한 국물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면 속이 은근하게 따뜻해지면서 어느새 송글송글 이마에 땀방울이 저절로 맺힌다. 에어컨 바람 아래서도 등줄기에서 땀이 주르르 흐른는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더 이상의 영양식은 없을 듯. 여기에 쫀득쫀득 찰밥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국물에 말아먹으면 더 맛있다. 믿고 먹을만한 음식이 없어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요즘, 메밀을 이용해 만든 건강한 자연식과 온가족 보양식으로 전혀 손색없는 한방오리로 건강과 입맛을 되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봉평메밀물냉면 5000원 △봉평메밀비빔냉면 5000원 △수육 (中) 1만5000원 (小) 1만원 △마백숙 3만5000원 △옻오리 3만5000원 △옻닭 3만원 △한방오리 3만원 . ☎042(522)5489. 글·사진 조남형 기자cuba1024@daejonilbo.com 60석 전용주차장

<우리집 자랑>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맛과 영양이 가장 중요하죠.”

‘봉평메밀냉면’ 주인 오명자씨는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먹는 순간에도 맛있어야 되지만 먹고 난 후에도 몸에 이로운 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것은 또 오씨가 ‘웰빙 건강요리’만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씨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아늑한 자리에서 여유를 가지고 맛도 즐기고 영양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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