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공부·독서로 자신의 자원 늘려야”

사업가를 꿈꾸던 한 청년은 대학교 2학년이던 21살 첫 창업에 도전했다. 애견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며 애견의 코스프레 의상을 함께 판매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혈기는 넘쳤지만 구상한 사업 아이템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가의 꿈을 포기 하지 않았던 청년은 혁신 이론 중 하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에 매료된다. 파괴적 혁신이란 현재 시장제품의 성능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도입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 이론을 현실에 적용할 때 적합한 시장을 찾던 중 ‘인디음악’을 발견했다. 2007년 개인프로젝트로 시작한 사업은 3년이 지난 지금 100팀의 뮤지션과 5300명의 회원을 보유한 인기사이트로 거듭나 청년은 지금 주식회사 사이러스의 대표가 됐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황룡(27)씨다. 사업가가 되기보다는 창업가가 되고 싶었던 황 씨는 결국 새롭고 혁신적인 사업의 창업가로 성공했다.

블레이어의 음원 유통 방식은 일반 음원 사이트와는 차이가 있다. 음악감상과 배경음악 삽입이 무료이다. 또 뮤지션이 자신의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때 사용되는 이윤율을 직접 결정한다.

기존 음악저작권협회나 이통사가 음원을 판매할 때 창작자에게는 10-20%의 수익만 돌아갔다면 블레이어는 음원을 올린 창작자에게 수익의 70% 이상을 돌려준다.

뿐만이 아니다. ‘1분 듣기’로 제한되면 음악감상의 폭을 곡 전체로 늘렸다. 수용자가 생소한 인디밴드의 음악을 충분히 감상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통사 음원제공 사이트에서 1천여 명이 곡을 다운받아도 10만여 원의 이득밖에 얻지 못했던 인디 밴드가 전업으로 음악에 몰두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기업’의 특성도 보이고 있다.

물론 사업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운영 자금이 안정되기 까지 인건비, 사무실 유지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창업지원 기관의 도움으로 지금 춘천의 사무실도 얻게 됐다. 인디밴드가 모여있는 홍대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대학생으로서 취업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마케팅과 광고기획에 관심이 많아 공모전 수상경력도 갖고 있다. 그는 “‘왜 너는 토익공부 안하고 창업한다고 돌아다니냐’는 주위의 핀잔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해낸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욕심 많은 청년의 꿈은 끝이 없다. 사업도 공연기획 쪽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지방이라는 여건에 미리 자신감을 상실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는 “1인 창업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시작해 좌절감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아이템에 목말라있고 많은 공부와 독서로 본인의 자원을 늘려간다면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고 당부했다.

김수영 기자 swim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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